올림픽 출전 사실상 확정했다가 느닷없는 FIG 대회 추진에 '황당'
체조 '비밀병기' 신재환 "도하 가서 꼭 도쿄행 티켓 따겠습니다"
남자 기계체조 도마의 비밀병기인 신재환(23·제천시청)은 황당한 일을 겪고도 도리어 강한 정신력으로 투지를 가다듬었다.

신재환은 도쿄올림픽 단체전 출전 국가(12개국)의 선수를 뺀 2018∼2020년 국제체조연맹(FIG) 도마 세계랭킹에서 1위를 달려 개인 자격으로 도쿄행 출전을 사실상 확정했다.

그러나 올림픽 개막을 50일도 채 남기지 않은 최근에 FIG가 애초 방침을 바꿔 카타르 도하에서 FIG 월드컵을 열어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랭킹 포인트를 주기로 느닷없이 결정하면서 신재환은 졸지에 다시 '도전자'가 됐다.

신재환은 12일 "무조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오겠다"며 힘줘 말했다.

그는 "이미 티켓을 주기로 했다가 FIG가 다시 랭킹 포인트를 분배하기로 해 많이 당황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실력으로 경쟁자를 물리치고 자력으로 올림픽에 가겠다고 다짐했다.

신재환과 도쿄행을 다툴 호적수는 신재환보다 랭킹 포인트 10점 뒤진 2위 요네쿠라 히데노부다.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들은 일본이 자국 출신 FIG 회장을 활용해 일본 선수를 올림픽에 더 내보내고자 '꼼수'를 쓴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신재환이 23∼26일 FIG 월드컵 대회 도마에서 1위를 차지하면 이견의 여지 없는 티켓의 주인공이 된다.

다만, 요네쿠라가 1위를 차지하면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하는 상황에 몰린다.

체조인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깜짝 메달 후보로 꼽는 신재환은 이참에 요네쿠라를 밀어내고 랭킹 1위를 확실히 매듭짓겠다는 각오로 19일 출국한다.

신재환은 이날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 체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국가대표 선발전 첫날 도마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125점을 받았다.

양학선(29·수원시청)과 같은 난도 6.0점, 5.6점짜리 기술을 펼치는 신재환은 "두 번 다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그간 긴장감이 떨어져 훈련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선발전과 FIG 월드컵 대회가 다가오는 만큼 긴장감이 살아나면서 더욱 집중할 것 같다"고 13일 이틀째 경기에선 나은 결과를 낼 것으로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