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 왕궁터서 아궁이·굴뚝 갖춘 취사건물 흔적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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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조사…원통모양그릇받침 등 토기도 나와
경남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터에서 아궁이와 구들, 굴뚝 시설을 갖춘 취사 전용 건물 흔적이 확인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2018년부터 발굴조사를 진행 중인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터에서 6세기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취사 전용 건물터를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취사 전용 건물터는 경사진 바위를 깎아낸 뒤 내벽을 설치하고, 내벽 안쪽에 아궁이, 연기가 지나가는 길인 구들, 굴뚝 시설인 배연부(排煙部)를 일렬로 둔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건물 부지는 길이 11m, 남은 너비 5m, 깊이 80㎝ 정도로 바위를 파내어 조성했다.
이어 그 안쪽에 길이 8m, 남은 너비 3.5m, 남은 높이 15㎝인 내벽을 만들었다.
부지 바깥쪽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마련한 기둥 구멍이 확인돼 외벽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건물터 안쪽 바닥은 황갈색 점질토(점토 함량이 50%를 넘는 가늘고 고운 흙)를 1∼2㎝ 두께로 다지고, 열을 가해 단단하게 하는 불다짐 기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내벽과 맞닿은 길이 5m가량의 취사 시설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아궁이, 구들, 배연부를 설치했다.
변영환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아궁이는 하단부만 존재해 정확한 규모와 형태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구들은 최대 길이가 약 1m, 높이가 약 50㎝인 평평한 돌을 세우고, 연기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바깥에 회색 점질토를 발랐다.
다만 상부는 남아 있지 않아 구들도 정확한 구조는 확인되지 않았다.
변 연구관은 "구들 안쪽에서 평평한 돌 일부가 확인됐는데, 구들 뚜껑도 벽처럼 평평한 돌을 쓴 것으로 판단된다"며 "배연부는 길이가 30㎝ 정도 되는 깬돌을 가로로 눕혀 쌓아 조성했으며, 연기가 잘 빠지도록 높이 차가 있는 계단식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배연부 인근에서는 돌을 원형으로 판 구덩이가 발견됐는데, 취사에 필요한 물을 저장한 집수정(集水井)으로 추정됐다.
다만 구덩이의 명확한 성격과 위치를 알려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변 연구관은 설명했다.
변 연구관은 취사 전용 건물터에 대해 "왕궁을 지키는 병사들의 식사를 조리한 공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아직은 용도를 알 수 없다"며 "공산성 성안마을과 고령 대가야 유적에서도 아궁이 유적이 확인됐는데, 이번에 조사한 유구(遺構·건물의 자취)와 비교 연구를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물로는 6세기 가야 유물로 판단되는 원통모양그릇받침과 적갈색을 띠는 취사용 토기가 나왔다.
'통형기대'(筒形器臺)라고도 하는 원통모양그릇받침에서는 물결무늬 장식과 원형 구멍 등 가야토기의 일반적 특징이 관찰됐다.
아울러 아라가야 토기 속성으로 알려진 굽은옥과 새 모양 구멍, 소가야 토기 특징인 점줄무늬 장식과 한 쌍의 사각형 구멍도 함께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아라가야가 다른 가야 세력과 교류한 양상을 유추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이날 오후 2시에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계정을 통해 온라인 발굴조사 설명회를 연다.
이어 14∼18일에는 하루에 두 차례씩 현장 공개회를 진행한다.
/연합뉴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2018년부터 발굴조사를 진행 중인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터에서 6세기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취사 전용 건물터를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취사 전용 건물터는 경사진 바위를 깎아낸 뒤 내벽을 설치하고, 내벽 안쪽에 아궁이, 연기가 지나가는 길인 구들, 굴뚝 시설인 배연부(排煙部)를 일렬로 둔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건물 부지는 길이 11m, 남은 너비 5m, 깊이 80㎝ 정도로 바위를 파내어 조성했다.
이어 그 안쪽에 길이 8m, 남은 너비 3.5m, 남은 높이 15㎝인 내벽을 만들었다.
부지 바깥쪽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마련한 기둥 구멍이 확인돼 외벽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건물터 안쪽 바닥은 황갈색 점질토(점토 함량이 50%를 넘는 가늘고 고운 흙)를 1∼2㎝ 두께로 다지고, 열을 가해 단단하게 하는 불다짐 기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내벽과 맞닿은 길이 5m가량의 취사 시설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아궁이, 구들, 배연부를 설치했다.
변영환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아궁이는 하단부만 존재해 정확한 규모와 형태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구들은 최대 길이가 약 1m, 높이가 약 50㎝인 평평한 돌을 세우고, 연기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바깥에 회색 점질토를 발랐다.
다만 상부는 남아 있지 않아 구들도 정확한 구조는 확인되지 않았다.
변 연구관은 "구들 안쪽에서 평평한 돌 일부가 확인됐는데, 구들 뚜껑도 벽처럼 평평한 돌을 쓴 것으로 판단된다"며 "배연부는 길이가 30㎝ 정도 되는 깬돌을 가로로 눕혀 쌓아 조성했으며, 연기가 잘 빠지도록 높이 차가 있는 계단식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배연부 인근에서는 돌을 원형으로 판 구덩이가 발견됐는데, 취사에 필요한 물을 저장한 집수정(集水井)으로 추정됐다.
다만 구덩이의 명확한 성격과 위치를 알려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변 연구관은 설명했다.
변 연구관은 취사 전용 건물터에 대해 "왕궁을 지키는 병사들의 식사를 조리한 공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아직은 용도를 알 수 없다"며 "공산성 성안마을과 고령 대가야 유적에서도 아궁이 유적이 확인됐는데, 이번에 조사한 유구(遺構·건물의 자취)와 비교 연구를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물로는 6세기 가야 유물로 판단되는 원통모양그릇받침과 적갈색을 띠는 취사용 토기가 나왔다.
'통형기대'(筒形器臺)라고도 하는 원통모양그릇받침에서는 물결무늬 장식과 원형 구멍 등 가야토기의 일반적 특징이 관찰됐다.
아울러 아라가야 토기 속성으로 알려진 굽은옥과 새 모양 구멍, 소가야 토기 특징인 점줄무늬 장식과 한 쌍의 사각형 구멍도 함께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아라가야가 다른 가야 세력과 교류한 양상을 유추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이날 오후 2시에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계정을 통해 온라인 발굴조사 설명회를 연다.
이어 14∼18일에는 하루에 두 차례씩 현장 공개회를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