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도 없이"…팬덤 거센 항의
결국 "정치인들이 신뢰 쌓지 못한 결과, 죄송"
사진 내리겠느냐는 물음엔 즉답 회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10일 MBC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해당 논란과 관련한 생각을 밝혔다.
먼저 류 의원은 방탄소년단 정국의 사진을 올린 이유에 대해 "타투이스트들이 타투를 디자인하고 시술하고 관리하는 모습, 행위가 불법으로 돼 있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한다. 유명 연예인이 방송에 출연할 때 타투를 붕대나 반창고로 가리는 걸 보고 어쨌든 타투가 불법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게 싫었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아미로 자격이 부여될 만큼 어떤 활동을 해왔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BTS라는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팬으로서 그들의 예술적 표현행위도 제약되는 게 싫었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류 의원에게 '아미'냐고 재차 질문하자 "어떻게 불릴 만큼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회원은 아니다"고 답했다.
아티스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팬덤의 반발에 대해서는 "반대로 정국의 타투를 왜 가리냐고 광고사나 방송사에 항의하는 팬들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타투로 아미라고 팬클럽 이름 등을 새겨서 그걸 함께 소중해하는 팬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치적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며 아쉬했다. 류 의원은 "예를 들어 미성년자 연예인은 밤에 촬영을 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 가수에게 노출이나 선정적 행위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처럼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이라는 게 있다. 이처럼 정치가 우리 삶과 밀접한 부분인데도 정치적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게 정치인들이 그동안 신뢰를 쌓지 못한 결과인 것 같아서 죄송스러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정치라는 게 시민과 거리가 멀고, 안타깝지만 법률안이라고 하면 그 안에 있는 용어도 낯설어서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내용으로 법안을 알리고 싶었는데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SNS에서 사진을 내릴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즉답을 피했다. 류 의원은 "타투업법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며 "사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류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BTS의 몸에서 반창고를 떼라"라며 BTS 정국의 손에 반창고가 붙여진 사진을 공유했다. 타투 합법화 추진을 예고하며 정국의 사진과 사례를 언급한 것.
이후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는 류 의원의 SNS에 몰려가 "아티스트 동의 없이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BTS라는 단어와 정국의 사진을 내려 달라"는 댓글을 남기며 항의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