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간 보기 그만하라" 직격…원희룡 "비전 검증 받아야" 압박
'칼잡이 검사 선배' 홍준표. 尹 저격수 자처할 듯

국민의힘 내 대권주자들이 '장외'의 유력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대어 윤 전 총장을 제물로 삼아 정체된 지지율을 높여볼 심산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당 잠룡들이 하나같이 윤 전 총장 입당을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삼으려 한다"며 "입당과 동시에 게임 스타트"라고 내다봤다.

"빨리 들어오라"…윤석열 두고 '입맛' 다시는 野 대안 3인방
일찌감치 대권 도전 뜻을 밝힌 유승민 전 의원은 조금씩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너무 숨어서 간 보기를 한다"며 "간 보기 그만하고 이젠 뛰어들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동안 여권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연일 조준 사격해온 유 전 의원은 이 지사와의 맞대결을 위해 우선 윤 전 총장을 눌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펴기보다 "오랜 정치 경륜과 압도적인 정책 역량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학 박사이자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안보 전문가로서 평생 특수 수사만 해온 윤 전 총장에 비교우위를 보일 것으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유 전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신상 검증이 아닌 정책 대결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더 노골적으로 윤 전 총장을 견제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으로 배수진을 친 원 지사는 전날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빨리 수면 밖으로 나와 정치력과 비전에 대해 검증받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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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에는 SNS를 통해 검찰 인사 전횡을 비판하면서 "윤 전 총장이 부조리 앞에 정치공학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원 지사 역시 잠재적인 경쟁자인 이 지사에게 쏘아대던 화살을 잠시 윤 전 총장 쪽으로 돌린 모양새다.

원내에서 당내 소장파로 보수 개혁을 시도했던 경험과 재선 도백의 검증된 행정 능력을 바탕으로 윤 전 총장을 제압하겠다며 벼르는 모습이다.

홍준표 의원은 오는 11일 전당대회 이후 복당에 성공하면 칼잡이 검사 선배로서 '윤석열 저격수' 역할을 자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 의원은 전날 한국갤럽의 지지율 여론조사가 불공정하다며,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다.

한 자릿수대 지지율로 인한 역(逆) 밴드왜건 효과를 차단하고, 차라리 '깜깜이' 속에서 선두 주자들에 대한 추격전을 벌이려는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홍 의원은 앞서 지난달 중순께 신속한 복당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을 "우리 당 출신 두 대통령을 정치 수사로 구속한 사람"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여러 번 몸을 던져 싸워본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가장 버거운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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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