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테이퍼링 준비 초기단계…연말연초 시작 가능"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CNBC는 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해 매달 1천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준비하는 작업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하고 늦여름이나 초가을에 테이퍼링 결정을 발표한다는 것이다. 이어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자산매입 축소가 실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나온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들은 이르면 다음주 FOMC에서 테이퍼링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방송은 관측했다.

실제로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 등 최소 5명의 연준 인사들이 테이퍼링 논의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앞서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월, 4월 FOMC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지속되기 어렵고 테이퍼링은 시기상조임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논의가 시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CNBC에 따르면 연준이 지난 2013년 양적완화 축소 과정에서 발생한 `긴축 발작(taper tantrum)`이 시장에서 자산매입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의 `시간표`를 구분하지 못한 데서 발생했다는 견해가 있다.

이때문에 이번에 연준은 테이퍼링 절차를 끝난 뒤에나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긴축 발작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준이 맞닥뜨릴 수 있는 리스크는 초완화적 통화 정책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CNBC는 꼬집었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 아닌 영구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상품 가격이 인플레이션 공포를 더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각종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면서 세계 경제 회복에 먹구름을 드리운다고 분석했다.

현재 시장은 물가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오는 10일 예정된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따라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월가에서 5월 미국 CPI가 전년 동기 대비 4.7% 상승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상승하며 2008년 9월 이후 13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월가 투자 은행들은 기대치를 밑돌았던 5월 고용지표 발표 후 연준이 조기에 테이퍼링 결정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연준의 입장을 돌려 세울 요인으로 풀이된다.

현재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매달 1천2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를 매입하고 있다.

테이퍼링 논의 전망은 일자리를 비롯한 미국의 경제 상황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권예림기자 yelim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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