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계기로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이 적정한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차 추경이 코로나19 극복과 경기활성화를 위해 편성되는 것인데 자금이 부족하지 않은 지방교육청에 또 교부금을 주는 것은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학생 수가 줄고 있고 지방교육청 재정은 넉넉한 만큼 이번에 관련 법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7일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따르면 지방교육청이 쌓아둔 전체 기금은 2조8929억원으로, 이 가운데 교육재정안정화 기금(2조2475억원)이 가장 큰 액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재정안정화 기금은 교육청의 회계연도 간 재정수입 불균형에 대비하기 위해 2019년 마련한 기금이다.

전문가들은 기금이 사용되기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학령인구는 계속해서 줄지만 내국세 증가로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43조2000억원 수준이었던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은 올해 1차 추경안 기준 53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작성한 ‘2021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학령인구는 763만8000명으로 작년보다 2.3% 줄었다. 2060년에는 418만8000명까지 줄어든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민이 낸 세금을 교육청이 사용하지 않아 쌓이면 그만큼 나라 전체의 자금 흐름이 위축된다”며 “그 돈이 쓰였다면 민간 경제에 훨씬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은 학생 수 감소 등으로 계속 넘치는 상황”이라며 “이를 사용하지 않고 기금으로 쌓아두는 것은 명백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지방에 내려보내는 교부금은 법에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정해져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 자체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3조는 한 해 걷히는 내국세 총액의 20.79%를 교부금 재원으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972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당시 11.8%였던 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비율은 2007년 20.0%로 높아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2019년과 2020년 두 번에 걸쳐 기존 20.27%의 연동률이 지금의 20.79%까지 상향됐다.

교육계에서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축소에 반대하고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디지털 교과서 전환, 학급당 학생 수 축소 등으로 향후 몇 년간 돈 쓸 곳이 늘어날 것”이라며 “단순히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그만큼 예산을 줄이겠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논리”라고 말했다.

김소현/최만수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