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군 외국인 무더기 감염…농번기 농가 '발동동'
경남 창녕군에서 7일 외국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농번기 농가에 비상에 걸렸다.

이날 오후 기준 창녕에서는 외국인 식당 이용자 등 중앙아시아 국적 외국인 5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남도 신종우 복지보건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초 확진자는 식당 근무자였고, 외국인이 식당뿐 아니라 같은 숙소 등을 이용하며 강도 높은 접촉을 해 확산한 것으로 추정했다.

도는 양파 수확 작업 인건비 단가가 높아 외국인들이 서로 연락해 몰렸고, 상당수는 불법 체류자라고 판단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농민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날 창녕 대지면 마늘·양파 농가에서 만난 70대 농민들은 군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사실을 접하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농민 A씨는 "동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진짜 큰일 난다"며 "1년 농사 다 사라진다"고 말했다.

A씨 옆에 있던 다른 농민도 "앞으로 2주간 마늘, 양파 수확 마무리 기간인데 확진돼 격리라도 되면 올해 수확은 어떡하냐"고 토로했다.

이들은 불법체류자가 아닌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입국한 외국인을 고용한다고 설명했지만 '확진될 수도 있다'는 걱정에 근심 가득한 표정이었다.

지난달 24일부터 수확에 들어간 창녕 양파·마늘 농가는 이달 25일이 수확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이다.

현재 군에서 파악한 농장 일을 하는 외국인은 224명이다.

이들 중 137명만 고용노동부에 허가를 받았다.

나머지는 창녕에 계속 머무는 게 아닌 일거리를 찾아 다른 지역을 옮겨 다니는 '계절노동자'로 알려져 정확한 현황 파악이 쉽지 않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군은 당초 이날부터 1단계로 적용하려고 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2단계로 격상했다.

유흥시설과 식당·카페는 오후 10시까지 운영이 제한되고 5인 이상 사적 모임 등은 금지된다.

이와 관련해 한정우 군수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주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검사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마늘 주산지인 창녕에서 2천996 농가가 약 3천49㏊ 면적의 마늘을 재배하고 있다.

양파는 1천904 농가에서 908㏊ 면적에서 재배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