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살아나나…홍원기 "타구가 천장까지 올라갈 정도면"
고척돔 천장에 닿을 정도로 힘껏 날아간 타구를 사령탑은 밸런스를 되찾은 신호로 받아들였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홍원기 감독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팀의 4번 타자 박병호에 대해 언급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는 박병호는 전날 경기에선 2안타 1타점 활약을 펼치며 팀의 9-4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병호는 1회말 1사 1, 2루에서 유격수 앞 땅볼을 쳤다.

병살을 피하고자 1루까지 전력 질주했다.

다행히 유격수 실책이 나와 키움은 병살 대신 1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고, 1회말에만 대거 7득점 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박병호에게 홍 감독이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홍 감독은 "땅볼을 치고 죽기 살기로 뛰지 말고, 외야 플라이를 치고 여유 있게 뛰라고 말해줬다"고 소개했다.

박병호는 홍 감독의 조언 아닌 조언을 실천으로 옮겼다.

곧바로 다음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을 쳤다.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고른 뒤 다음 타석에서는 안타를 때려냈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행운도 따랐다.

빗맞은 타구가 크게 솟구치면서 고척돔 천장을 맞고 굴절돼 행운의 적시타로 둔갑했다.

홍 감독은 "빗맞은 타구가 천장까지 올라갈 정도면 스윙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싶다"며 "오늘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병호가 안타를 치면 더그아웃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성적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주장 박병호의 존재감을 홍 감독도 인정했다.

홍 감독은 "박병호는 우리 팀의 정신적 지주다.

개인 성적은 좋지 않지만, 더그아웃과 라커룸에서 분위기를 좋게 하려는 게 보인다"라며 "그런 모습만으로도 어린 선수들에게는 귀감이 된다"고 칭찬했다.

박병호는 이날도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