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가량 주주토론회…"주식 출연 공약 법적으로 강제해야" 요구도

주주들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헬릭스미스가 공개 토론회까지 열어 주주들과 대화에 나섰지만 상호 신뢰를 온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

헬릭스미스는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주주 6명과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직접 참석하지 못한 주주는 유튜브 채팅으로 의견을 냈다.

주주들은 헬릭스미스의 재무·경영 상황과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인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 임상 현황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한 주주는 "신뢰가 깨진 이유 중 하나가 이해할 수 없는 전환사채(CB) 발행이었다"며 "유상증자를 한 이후 저가의 CB를 재발행한 것에 대해 회사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책했다.

경영 관리를 총괄하는 박원호 부사장은 "유상증자 자금의 사용처를 확정해두기로 주주들과 약속한 상태여서 CB를 발행했다"며 "이후 자금 부족이 발생해 190억원을 차입했고, 이자가 발생해서 투자자를 찾아 다시 CB를 발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고위험 사모펀드에 투자해 500억원 손실을 본 데 대해서는 "현재 상황에서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 없고 손실을 회수한 후에 보고하겠다"며 "저희도 추천에 의해 가입해 같이 피해를 본 입장이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실시간 채팅에 참여한 일부 주주는 "이익을 보면 회사 덕이고 손실을 보면 피해자냐"고 반발했다.

헬릭스미스, 주주달래기 나섰지만…'재무악재·불통'지적 이어져
또 다른 주주는 김선영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김 대표가 회사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무엇인지 물었다.

김 대표는 "저는 사실 대표이사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며 "임상 개발 15개 분야를 통합해서 총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엔젠시스 임상 성공·주가 10만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가진 주식을 전부 회사에 출연하겠다는 김 대표의 공약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주주도 있었다.

김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제가 주식을 기부하겠다고 하는 건 자발적 의지에 의한 것인데, 강제화를 하자는 건 고민을 해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주주총회 때도 언급했고 수많은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됐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주주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사를 비판한 네티즌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 등에 대한 항의도 이어졌다.

이에 유승신 대표는 "'엔젠시스 약효가 없다', '임상을 제대로 안한다'는 등 거짓 소문을 퍼뜨리는 네티즌을 고발한 것이지 이들이 주주인지 알 수 없다"며 "이런 소문을 유포하는 건 대다수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날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3-2상은 예정대로 수행 중이며 임상이 완료되면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