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 탐침으로 고압력 가해 발광 특성 조절
UNIST, 단일 양자점 밝기·색깔 조절 신기술 개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이 디스플레이 소자에 쓰이는 양자점(퀀텀닷)의 밝기와 색깔(파장)을 초미세 탐침으로 눌러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UNIST에 따르면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와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정소희 교수 공동 연구팀은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의 탐침으로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입자 하나가 내는 빛의 밝기와 파장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양자점은 수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의 작은 반도체 입자로, 스스로 특정 색의 빛을 낼 수 있어 빛을 쏴주는 백라이트나 컬러필터가 필요 없는 얇고 가벼운 TV나 휴대전화 화면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양자점이 합성된 이후에는 밝기나 색깔 등 발광 특성을 조절하기가 매우 어려워 응용 소자 개발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의 원자힘 탐침을 압전소자와 연결,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에 압력을 가해 구조적 변형을 유도함으로써 발광 특성을 조절했다.

특히 이 기술은 양자점의 밝기를 10만 배 이상 밝게 만들 수 있어 초고휘도 디스플레이에도 응용할 수 있다.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은' 연구팀이 선행 개발한 기술로, 제어 가능 단면적이 10㎚ 정도로 좁기 때문에 압력(단위 면적에 가해지는 힘)을 기가파스칼(GPa)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탐침을 양자점에서 제거하면 양자점에 생긴 기계적 변형이 회복되는 것도 이 기술의 장점으로, 양자점이 구조적으로 손상돼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도 방지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번에 선보인 초고휘도 단일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기술을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적용한다면 매우 얇고 소비 전력이 낮은 양자점 TV를 지금보다 훨씬 낮은 단가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외에도 다양한 초소형 나노 광전자 소자 개발에도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이시에스 나노'(ACS Nano)에 5월 25일 자로 출판됐으며, 단일 양자점 특성 제어에 관한 원천 기술은 국내 및 유럽 특허로 출원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 UNIST,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