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故김홍영 검사 유족 손배소 강제조정 예고

상관의 괴롭힘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을 심리하는 법원이 강제 조정으로 사건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김 검사 유족 측 소송대리인은 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김형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정 기일을 마친 뒤 "재판부가 강제 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날 조정 기일에는 소송의 원고인 김 검사의 아버지와 양측 소송대리인, 김 검사가 근무했던 서울남부지검 관계자 등이 출석했다.

김 검사 유족 측 대리인은 "강제 조정의 내용은 조정 결정문을 받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결정문이 나오면 조정안을 받아들일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민사소송에서 조정은 판결을 내리지 않고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다.

화해 조건에 양측이 모두 동의할 때는 임의 조정, 재판부가 양측의 화해 조건을 결정하는 강제조정이라 부른다.

국가가 당사자인 사건은 특정 결재권자가 화해 조건을 결정하기 어려운 만큼 일반적으로 임의 조정이 아닌 강제 조정이 결정된다.

강제 조정이 결정되면 양측 당사자가 2주 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조정이 결렬돼 재판이 다시 열린다.

이 기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강제 조정 내용이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된다.

김 검사는 2016년 5월 업무로 인한 부담감과 압박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검찰청 감찰본부 진상조사 결과 직속상관이었던 김대현 전 부장검사가 상습적으로 폭행·폭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부장검사는 해임됐다가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져 1심이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