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2000년대 명곡 재해석…"원곡 감성 헤치지 않는 게 1번"
"첫 솔로작을 리메이크 앨범으로 낸다는 게 드문 일이라 부담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앨범으로 제 이름인 조이(JOY)에 걸맞는 기쁨을 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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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레드벨벳 조이가 데뷔 8년 만의 첫 솔로 앨범인 '안녕'을 31일 발표한다.

1990년∼2000년대를 풍미한 명곡 6곡을 1996년생인 조이가 '요즘 감성'을 더해 재해석했다.

조이는 이날 웬디의 사회로 진행된 온라인 음악감상회에서 "지난해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로 낸 리메이크곡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옛날 노래와 내 목소리가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들었고, 회사에서도 리메이크 앨범을 내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내줬다"고 말했다.

"'원곡의 감성을 절대 헤치지 말아야 한다'가 1번 (원칙)이었어요.

그러면서 제 목소리로 담을 수 있는 감성이 뭘까 고민했죠. '엽기적인 그녀' 같은 영화도 많이 참고했고요.

그때 나온 작품처럼 순수하고 솔직한 매력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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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신보의 트랙 리스트는 밝고 경쾌한 곡으로 가득하다.

특히 타이틀곡 '안녕'은 조이의 청아하면서도 시원한 보컬과 희망적인 가사가 어우러져 들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박혜경이 2003년 발표한 원곡 특유의 리듬감은 그대로 살렸고 속도감은 더했다.

조이는 이 곡을 녹음하던 당시 자신의 200%를 끌어올려 모든 것을 다 내뱉듯이 에너지를 분출했다고 했다.

"'안녕'을 처음 들었을 때 제가 받았던 '위로'를 전하고 싶었어요.

사실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하는 걸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제가 밀어붙였죠(웃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바로 이 곡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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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조이는 애즈원 '데이 바이 데이', 성시경 '좋을 텐데', 헤이 '쥬뗌므', 권진원 '해피 버스데이 투 유', 토이 '그럴 때마다' 등을 새롭게 불러 앨범에 채워 넣었다.

'좋을 텐데'는 듀엣곡으로 편곡해 가수 폴킴과 함께 불렀다.

조이는 "남녀가 함께 부르면 간질거리는 가사를 더 잘 표현할 것 같았다"며 "피처링 아티스트로 폴킴밖에 떠오르지 않았는데 감사하게도 참여해주시겠다고 했다"고 협업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원곡에서 윤종신, 조규찬, 김연우, 이장우 등 여러 사람이 참여한 '그럴 때마다'는 조이 혼자 소화했다.

동갑내기 친구이자 '레트로 장인' 박문치가 편곡을 도왔다.

"가사가 담담하면서도 따뜻하잖아요.

최대한 담백하게 부르려고 했어요.

기교를 넣으려고 하면 문치가 '끼 부리지 마'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다 빼고 순수함만 남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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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발매가 결정되고 가장 먼저 부르고 싶었던 곡인 '데이 바이 데이'는 조이 버전에서도 그 시절의 분위기가 살아있다.

도입부 아카펠라와 맑은 키보드 소리는 90년대로 시계를 돌려놓는 듯하다.

조이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느끼는 두려움과 설렘 사이의 모호한 감정을 어떻게 이렇게 예쁜 가사로 썼을까 항상 감탄했다"며 "이번 앨범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라고 강조했다.

조이는 솔로 데뷔를 준비하며 몇 차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멤버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레드벨벳에서 가장 먼저 솔로 앨범을 낸 웬디는 매일같이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웬디는 이날도 "유독 한계가 없는 친구고 그래서 매력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조이는 걸그룹 활동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도 병행했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꾸준히 활약했다.

이번에는 타이틀곡 '안녕' 뮤직비디오의 스토리를 짜고 의상까지 스스로 정하는 등 제작 과정의 하나하나를 직접 챙겼다.

욕심이 많아서 하고 싶은 분야도 많았다는 그는 "이제는 하나라도 제대로, 깊게 하고 싶다"며 "도전을 하기보다 지금 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며 솔로 가수 활동에 열정을 내보였다.

"이 앨범으로 여러분께 에너지를 전달해드리려고 했는데, 준비하면서 직원분들과 팬분들로부터 제가 더 힘을 많이 받았어요.

이것만으로도 서로가 감정적으로 소통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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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