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리교실 참석 진술 안 해…감염병법 위반 고발 예정

충북 영동의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교회를 거쳐 어린이집으로 확산했다.
동선 감춘 영동 60대 확진자…한살배기 어린이들 감염고리됐다
동선 진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확진자와 접촉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출근했고, 그 여파로 한 살배기 원아 2명과 40대 조리사가 감염된 것이다.

영동군은 31일 이 지역 교회에 가고도 자신의 동선을 제대로 진술하지 않은 60대 스크린골프장 이용객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이 지역에서 스크린골프장 관련 6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은 지난 25일이다.

군보건소는 당시 확진자 중 60대 A씨가 이 교회에서 예배를 봤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교인 53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했다.

A씨는 역학조사 때 "지난 23일 교회에 잠시 들러 오전 11시 예배를 봤다"고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수검사 결과 이 교회에 다니는 어린이집 40대 보육교사 B씨를 포함,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B씨는 사흘 뒤인 28일 '양성'으로 확진됐다.

A씨가 보호자 자격으로 '어린이 교리교실'에 갔던 사실을 확인한 군보건소가 이 자리에 함께 있었던 B씨를 포함, 6명을 대상으로 추가 시행한 검사에서다.

군보건소 관계자는 "직원이 교회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씨와 B씨 등 6명이 23일 오전 9시 어린이 교리교실에 갔던 점을 확인하면서 추가 검사가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B씨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26일과 27일 출근했다.

그러면서 이 어린이집의 한 살배기 원아 2명이 28일 확진됐고, 30일에는 이곳에서 일하는 40대 조리사도 양성으로 확인됐다.

영동군은 28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이 어린이집을 임시 폐쇄했고, 군내 15개 어린이집도 같은 기간 임시 휴원했다.

군 관계자는 "동선만 제때 확인됐으면 어린이집 확산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며 "교회 동선을 제대로 진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행법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군은 영동체육관에 임시 선별검사소를 운영하면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확대하는 등 숨은 감염자를 찾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