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역할론 고심하는 86 상징…이인영·임종석의 선택은

이인영, 불출마 무게…임종석, 대권도전 '결단의 시간'

차기 대선레이스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 스타 정치인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2000년대 초반 세대교체 바람을 몰고 등장, 정계의 파워엘리트로 올라선 이들은 정권 재창출을 모색하는 더불어민주당 내 역할론을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대학에서 반독재·민주화 항쟁을 주도했던 '86그룹' 중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던 전대협 의장단이 중량급 정치인으로 성장한 경우가 많다.

먼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고려대 총학생회장 시절 전대협 1기 의장을 맡았고,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함께 부의장으로서 활동했다.

2기 의장인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 오영식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코레일 사장을 지냈고, 최근 김부겸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문재인 정부 초반 청와대에 들어갔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한양대 총학생회장으로서 전대협 3기를 이끌었다.

4기 의장은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송갑석 의원이다.

그는 현재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다.

이들 의장단 중에서는 86의 리더이자 상징인 이인영 장관과 임종석 전 실장이 차기 대권후보군으로 꼽힌다.

먼저 이 장관은 점차 불출마로 결심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30일 "최근 남북관계 진전이 없다는 점이 이 장관의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대북정책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내각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것이 차기를 도모하는 데에도 낫다는 시각이다.

연초 재난지원금 등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몸풀기 관측을 낳았던 임 전 실장은 최근 공개행보 없이 장고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빅3' 중심의 당내 경선구도, 야권발 세대교체 바람 등 분위기 속에서 적절한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당 일각의 요구가 여전히 강한데다 86 대표주자라는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막판 결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대협 출신 다선 의원은 "아직까지도 주변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서지 않는 분위기 아닌가"라면서도 "본인과 최근 직접 대화해보지 않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운동권 그룹의 다른 의원은 "이인영도, 임종석도 아직 모른다"며 "어떻게 결정할지 아직 안개 속이기 때문에 속단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