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원·단체 등 600곳 온라인 공개…"극우적 발상" 비판
오스트리아 정부, '이슬람 지도' 게시했다가 "낙인 찍냐" 뭇매
오스트리아 정부가 이슬람 사원 수백개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게시했다가 "무슬림을 낙인찍는다"는 비판에 마주했다고 AF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앞서 주자네 라프 오스트리아 통합부 장관은 최근 국내외 이슬람 사원과 관련 단체 600여 개의 위치를 보여주는 인터넷 웹사이트 '국가 이슬람 지도'를 발표했다.

이 지도는 빈 대학교와 정부 산하 기관이 공동 제작한 것으로, 현지에서 무슬림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는 와중에 발표됐다.

지난해 11월 2일 수도 빈 도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벌인 총격 테러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다친 바 있다.

이번 지도가 공개되자 이슬람 주민과 야당은 거세게 비판했고, 여당도 정부에 선을 그었다.

현지 무슬림 단체인 'IGGOe'는 성명에서 "이 지도는 모든 무슬림을 잠재적 위험 요소로 낙인찍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무슬림 단체 대표인 타라파 바그하티는 "유대교나 기독교 관련 지도도 나왔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라"면서 "이런 극우적인 발상을 적용한 정부가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인구 890만 명 중 8%가량이 무슬림이라면서 이들 대부분은 이슬람 관련 단체와 연관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여당 대변인도 "우리 당 누구도 이번 지도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

이 지도는 이슬람교를 정치화하려는 세력과 일반 신자를 한데 섞어 놓았다"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통합 정책과는 정반대"라고 강조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라프 장관은 이 지도가 무슬림을 겨냥하려는 것은 아니었다면서 "종교가 아니라 정치적인 사상에 대항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오스트리아 정부, '이슬람 지도' 게시했다가 "낙인 찍냐" 뭇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