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신진 난타전…진흙탕 빠지는 野 당권경쟁(종합)

'유승민계' 견제에 이준석 "탐욕스런 선배들…크게 심판받을 것"
주호영 "내부의 악담에 참담"…나경원 "섬뜩한 표현" 재반격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중진과 신진이 뒤엉킨 네거티브전으로 흐르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이준석 전 최고위원, 김웅 의원을 '유승민계'로 규정하며 배후 지원과 당권·대권 나눠먹기 의혹을 제기한 것이 불을 지른 양상이다.

주 의원은 27일 유승민계를 입에 올리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SNS에서 "계파정치 피해자였던 유승민계가 계파정치의 주역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가 꿈인 사람(이준석)이 대표가 되면 공정한 경선 관리가 가능하겠나.

유 전 의원 말대로 찌질한 구태정치"라고 공격했다.

유 전 의원의 배후설을 처음 제기했던 나 전 의원은 이날 더 나아가 "특정 계파에서 두 명(이준석, 김웅)이 나왔다"며 "야권 분열의 당 대표가 되면 어쩌나 싶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런 발언에 이 전 최고위원은 SNS에서 "언젠가는 심판하겠다고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

존경받지 못할 탐욕스러운 선배들의 모습"이라며 "크게 심판받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그러자 이들 두 중진은 이 발언도 문제 삼았다.

주 의원은 "내부로부터 악담에 당 일원으로서 참담하다"며 "심판 대상은 문재인 정권"이라고 되받았다.

나 전 의원도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듣기 섬뜩한 이런 표현이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진들을 향해 신진 당권 주자들도 반격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오세훈 시장의 선거를 도우며 크게 배운 게 있다.

네거티브는 절대 희망과 비전을 꺾을 수 없다"며 "5+4가 0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마법을 계속 보여 드리겠다"고 했다.

'0선'이 5선의 주 의원과 4선 출신 나 전 의원을 제압하겠다는 다짐이다.

김웅 의원도 옛 친이계 중심 보수 단체가 주호영 의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공개된 데 대해 "계파 정치 망령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초선과 신진은 계파를 이겨내고 공평무사한 당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은혜 의원은 "이치에 닿지도 않는 음모론으로 물을 흐리는 옹졸한 리더십에 대선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며 "느닷없는 계파 낙인으로 전당대회를 순식간에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면서 무슨 공정한 대선 관리냐. 자신 없으면 지금이라도 물러서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태경 의원도 중진들의 행태를 거칠게 비판했다.

그는 "35살 청년 이준석 하나 이겨보겠다고 무덤 속에 파묻혔던 계파까지 끄집어내 모처럼 찾아온 축제판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쏴붙였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SNS에서 "나도 중진이다.

나도 두렵다.

이 변화의 바람에 자신도 휩쓸려 떠내려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다"며 "정권교체만 된다면 원희룡 하나 떠내려가도 좋다.

2030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변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