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기자 유품서 나와…"시민들 매스컴에 불만" 기록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일본 기자가 촬영한 미공개 사진이 다수 발견됐다.

1980년 5월 19∼23일 당시 아사히(朝日)신문 오사카(大阪) 본사 사진부 소속이던 아오이 가쓰오(靑井捷夫·2017년 별세) 기자가 광주에서 찍은 사진 247장 분량의 필름을 장녀인 나카쓰카 마리(中塚眞理·53) 씨가 유품 속에서 발견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견된 필름 중 57장은 흑백이 아닌 컬러였고 연속 촬영 장면도 다수 있었다.

공개된 사진 중에는 1980년 5월 20일 광주MBC 사옥이 붉은 화염에 휩싸인 장면을 담은 것도 있으며 이에 관해 아사히는 "군대의 성명을 내보내던 광주MBC에서 불길이 솟아 전소하는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다친 젊은이가 동료들에게 들려 옮겨지는 장면, 군인들이 젊은이를 버스에서 끌어내 곤봉으로 때리는 모습, 소형 장갑차에 접근하는 경찰기동대 모습 등도 사진으로 공개됐다.

양라윤 한국현대사회연구소 연구원은 아오이 기자가 광주를 취재한 5월 19∼23일이 군의 심각한 폭력에 분노한 시민이 항의 시위에 잇달아 참가한 중요한 시기라며 "한 장 한 장이 귀중하다.

특히 방송국이 불타는 장면의 컬러 사진은 (그동안 공개된 것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라고 아사히신문에 의견을 밝혔다.

필름과 함께 발견된 아오이 기자의 메모에는 "매우 취재가 어려워서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학생이나 시민은 (실태를) 보도하지 않는 매스컴에도 불만이 있어 적대시했다"는 등의 기록이 남겨져 있었다.

아오이 기자와 함께 당시 광주를 취재했던 사이토 다다오미(齊藤忠臣·2014년 별세) 기자의 회고록에 의하면 이들은 검문을 피해 산길로 이동했으며 소형 트럭을 가지고 있던 농민의 도움을 받아 서울로 복귀한 뒤 미국 통신사의 회선을 빌려 취재 결과물을 송고했다.

아오이 기자의 사진은 1980년 5월 아사히신문에 8장 게재됐다.

당시에는 보관 장소 부족 문제로 인해 신문에 실리지 않은 나머지 사진을 기자에게 돌려주는 관행이 있었으며 아오이는 퇴직 후에도 필름을 계속 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