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中일대일로 맞서 쿼드 대면회의 추진…"비참여국 환영"(종합)

캠벨 조정관, '인프라' 주제로 올가을 개최 계획 밝혀
"미 운영체계 쓰는 한·일·유럽국가가 활력 보태길"
"중국과 관여의 시대는 끝났다…경쟁이 새 패러다임"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인프라(기간시설) 전략을 주제로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대면회의를 열기로 했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주최로 열린 온라인 행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캠벨 조정관은 "올해 가을에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며 "인프라에 대한 비슷한 종류의 약속을 더 일반적으로 끌어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세력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조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유사한 인프라 건설 전략을 민주주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구축하는 방안을 지난 3월 취재진에 거론한 바 있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자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해 자국 경제영토를 넓히는 국가 전략으로, 미국은 이를 중국 세력 확장의 핵심으로 경계하고 있다.

캠벨 조정관은 "내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쿼드가 가입이 제한되는 소수만의 단체(fancy club)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관여해 우리와 공조하고 싶은 국가들이 있다면 일이 진척되는 동안에도 문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캠벨 조정관은 미국의 대중국 정책 변화를 따로 언급하기도 했다.

캠벨 조정관은 "넓은 의미에서 단순히 '관여'로 묘사되는 시대는 끝났다"며 새로운 전략적 변수의 조합이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와의 국경분쟁, 호주에 대한 경제보복, '늑대전사'를 자처하는 중국 외교관들의 호전적 행태 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외정책이 그런 전환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캠벨 조정관은 중국이 더 독단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결심했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거친 강대국(harsh power) 또는 강경한 강대국(hard power)'으로 이행을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지배적인 패러다임은 (중국과) 경쟁이 될 것이고, 우리에게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는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경쟁 구도를 조성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라면서도 "우려해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캠벨 조정관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구축을 도와준 민주주의 '운영체계'(OS·기반 소프트웨어)가 온전히 유지되고 있으나, 중국의 부상 때문에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주장은 미국식 민주주의를 선택한 국가들이 대중국 전열에 합류해야 한다는 촉구로 이어졌다.

캠벨 조정관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운영체계가 미국뿐만 아니라 그 운영체계를 이용하는 일본, 한국, 유럽국가 등 아시아와 세계 전역에서 역할을 더 많이 하길 원하는 다른 국가들의 힘으로 활력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아시아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어떻게 아시아에 기여할지 비전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캠벨 조정관은 "아시아에서 모든 것을 올바로 할 수 있지만 경제전략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이는 우리가 일을 진척해 나가는 과정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접근법의 핵심이다"라며 "매우 이념적이지만 동시에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인물이면서도 경제에 지독히 관심있지는 않다"라고 평가했다.

또 "시 주석은 2012년 권력을 잡은 뒤 집단 지도체제를 위해 설계된 40년간 이어진 통치체계를 거의 완전히 해체했다"라며 "왕이 외교부장 등 중국 고위 외교관들은 권력 핵심부에서 100마일쯤 멀리 떨어져 있다"라고 덧붙였다.

쿼드 정상회의는 올해 3월 화상회의 형식으로 처음으로 개최됐다.

당시 미국, 호주, 일본, 인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배분, 기후변화 대응, 안보에 긴밀히 공조하기로 결의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참여국 정상들은 중국의 도전에 맞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노력한다는 데 뜻을 함께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