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투자자들 지난주 13조5천억원 청산당해…가상화폐 대출도 원인
"비트코인 급락 배경엔 100배 레버리지 감수한 개인투자자들도"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 시세가 최근 중국의 잇따른 규제 엄포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에 롤러코스터처럼 출렁거리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만 30% 급락한 배경에는 이러한 외부 요인뿐 아니라 규제받지 않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과도한 리스크를 감수한 개인들의 위험 투자도 큰 몫을 차지한다고 CNBC방송이 2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등 중개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는 이른바 레버리지 투자에 나선 '개미'들이 무더기로 강제 청산을 당하는 바람에 시세 하강 곡선이 더욱 가팔라졌다는 것이다.

비트멕스와 같은 아시아 소재 중개회사들이 최대 100대 1의 레버리지 거래를 허용한 것이 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시세가 오르면 어마어마한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시세가 떨어지면 원금 이상의 큰 손실을 내게 된다.

가상화폐 데이터업체 'bybt'에 따르면 레버리지 포지션을 잡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지난주에만 120억달러(약 13조5천억원)를 청산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약 80만개 가상자산 계좌가 이러한 '청산 엑소더스'에 휩싸였다.

브라이언 켈리 BKCM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모든 투자자의 청산 가격은 대체로 비슷한 경향이 있다"면서 "그 지점에 이르면 자동 매도 주문이 한꺼번에 일어나면서 가격이 곤두박질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빈 라이언 JMP 애널리스트도 "매도가 더 많은 매도를 야기한 것"이라며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가상화폐 시장 레버리지는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기관투자자들에만 레버리지 투자를 허용하고, 로빈후드는 이용자들의 마진거래를 불허하는 등 다른 나라들에 비해 규제가 엄격한 편이라고 CNBC는 전했다.

이 밖에 가상화폐 대출 시장의 성장도 지난주 비트코인 급락의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됐다.

블록파이와 셀시어스 등 가상화폐 회사들이 비트코인을 담보로 이용자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담보물인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하면서 역시 무더기로 강제 청산이 이뤄졌다고 방송은 전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을 담보로 100만달러를 빌린 이용자는 비트코인 시세가 30% 하락할 경우 그만큼 상환 부담이 급증하게 된다는 것이다.

켈리 CEO는 "담보 가치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이러한 회사들은 자동으로 당신의 비트코인을 매각하고 그 금액을 채권자에게 보낸다"며 이러한 현상이 비트코인 시세의 추가 하락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