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양주시민축구단과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9-10으로 패했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인 전북은 이로써 '디펜딩 챔피언'의 체면을 구긴 채 일찌감치 대회에서 물러나게 됐다.
최근 정규리그에서 3연패를 포함해 6경기 무승(3무 3패)으로 주춤한 전북은 부진의 흐름도 끊어내지 못했다.
반면 K3리그에서 15개 팀 중 12위에 자리하고 있는 양주시민축구단은 이날 이변을 일으키며 3부 팀 중 유일하게 FA컵 8강에 진출했다.
전북은 선발에 구스타보와 쿠니모토, 백승호 등을 내보내며 손쉽게 양주시민축구단을 제압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으나, 전반과 후반 90분이 지나도록 양 팀 모두 득점포는 터지지 않았다.
마음이 급해진 전북이 후반 한교원과 일류첸코, 이용까지 투입해 한 골을 노렸지만 소용이 없었고, 후반 추가시간 쿠니모토의 왼발 슛이 상대 골키퍼 박청효의 선방에 막히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서도 양 팀은 0의 균형을 깨지 못하면서 승부차기에서 '최후의 일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승부차기조차 쉽지 않았다.
양주시민축구단의 두 번째 키커 김경훈과 전북의 세 번째 키커 한교원이 한 차례씩 실축을 한 것 외에 9명씩의 키커가 모두 슛에 성공해 점수는 9-9가 됐다.
지난한 싸움 끝에 결국 승부는 골키퍼들의 대결에서 극적으로 갈렸다.
양주시민축구단 박청효의 슛은 골망을 흔든 반면, 이범영의 슈팅은 박청효에게 막혀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K리그1 수원 삼성도 8년 만에 열린 K리그2 FC안양과 '지지대 더비'에서 승부차기 끝에 가까스로 승리하고 FA컵 8강에 올랐다.
수원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양과의 맞대결에서 연장전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2013년 대회 32강전에서 이뤄진 첫 맞대결에서 승리했던 수원은 이로써 안양과의 지지대 더비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FA컵 통산 최다 우승팀(5회)인 수원은 이 대회 6년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하며 통산 6번째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K리그1에서 2위를 달리는 수원은 K리그2 3위 안양에 매우 고전했다.
박건하 수원 감독은 리그에서 그간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내세웠다.
염기훈과 니콜라오, 유주안으로 꾸려진 수원 공격진은 정예로 나선 안양의 수비진을 좀처럼 뚫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중앙 수비를 맡은 닐손주니어의 질 높은 롱패스와 발 빠른 공격진을 앞세운 안양의 역습에 애를 먹었다.
소득 없이 전반을 마친 수원은 후반전 들어 몇 차례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20분에는 염기훈이 문전에서 날린 헤더가 정민기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 유주안이 골대 오른쪽에서 재차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맞았다.
막판에는 '매탄소년단' 강현묵과 정상빈이 잇따라 교체 투입됐으나 수원의 골은 터지지 않았다.
두 팀 모두 연장전에서도 득점하지 못해 8강 진출 팀은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수원 4번째 키커까지 모두 승부차기에 성공한 가운데, 안양 3, 4번째 키커로 나선 타무라와 하승운의 슈팅이 수원 골키퍼 노동건의 선방에 막혀 수원이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K리그1에서는 대구FC와 포항 스틸러스, 강원FC, 울산 현대가 2, 3부 리그 팀들을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강원은 3라운드에서 FC서울을 꺾은 서울 이랜드를 상대로 2-0 완승을 했고, 울산은 2부 경남FC를 3-0으로 완파했다.
특히 울산은 전반 41분 이동준을 시작으로 후반 36분 김인성, 후반 93분 김지현이 릴레이 골을 터트렸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 유니폼을 입은 김지현은 이적 후 첫 골을 터트리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씻어냈다.
한편 K리그1 성남FC는 2부 김천 상무에 3-2로 무릎을 꿇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 2021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 경기 결과
▲ 26일(수)
양주시민축구단 0-0[10 PSO 9] 전북 현대
수원 삼성 0-0[4 PSO 2] FC안양
대구FC 2-0 김해시청
김천 상무 3-2 성남FC
포항 스틸러스 3-1 충남아산
강원FC 2-0 서울 이랜드
울산 현대 3-0 경남FC
전남 드래곤즈 2-2[5 PSO 3] 부산교통공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