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성년자 성폭력 의혹의 중심에 선 바티칸시국 내 예비 신학교의 이전을 명령했다.

교황은 바티칸시국 성 비오 10세 예비 신학교를 오는 9월까지 시국 밖으로 이전할 것을 명했다고 교황청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성 비오 10세 예비 신학교(Pre-seminary)는 1956년 당시 교황인 비오 12세에 의해 설립된 것으로, 현재는 사제를 꿈꾸며 성베드로대성당 복사(사제의 미사 진행을 돕는 소년)로 활동하는 신학생들의 기숙사로 쓰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곳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하기 전인 2007∼2012년 사이 불거진 학생 간 성폭력 의혹으로 논란이 됐다.

이 일로 해당 신학교 출신인 가브리엘레 마르티넬리(28) 신부와 학교장을 지낸 엔리코 라디체(72) 신부 등 두 명이 작년 재판에 넘겨졌다.

마르티넬리 신부는 재학 시절 한 학우에 성관계를 강요한 혐의로, 라디체 신부는 당시 교장으로서 이를 은폐한 혐의로 각각 재판을 받고 있다.

이는 바티칸시국 영토 내에서 사상 처음으로 진행되는 가톨릭 신학교 성폭력 관련 재판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법정에서 제기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재판은 올해 말께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황청은 교황의 성 비오 10세 예비 신학교 이전 명령에 대해 "근래 한동안 검토해온 사안"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학생들이 실제 수업을 듣는 신학교는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있는 만큼 이번 이전으로 통학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