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실사 영화…26일 세계 최초 개봉

'라라랜드'의 사랑스러운 미아와 '해리포터'의 엉터리 괴짜 예언가 시빌 트릴로니를 연기했던 에마 스톤과 에마 톰슨이 희대의 악녀로 맞붙었다.

'말레피센트' 시리즈나 '미녀와 야수' 등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디즈니의 실사 영화들이 원작에 가깝게 재현됐다면, '크루엘라'는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티안'의 등장인물인 '크루엘라 드 빌'(Cruella De Vil)의 이야기를 재창조해냈다.

영화는 이름부터 '잔인한'(cruel) '악마'(devil)인 크루엘라와 크루엘라를 능가하는 남작 부인의 대결을 통해 반항적이지만 대담하고 천재적인 크루엘라의 모습과 진정한 자신을 찾아내고 변화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제작자 앤드루 건은 "화려하고 패셔너블하며 약간 미친 것 같은 (크루엘라의) 강렬한 모습 뒤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파헤치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는 에스텔라의 평범하지 않은 탄생부터 요란한 어린 시절을 거쳐 크루엘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 흔한 회고도, 미스터리도 없이 곧장 달려 나간다.

크루엘라가 틀을 부수고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은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후반부에 장착해 둔 반전이 오히려 질주에 브레이크를 거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에스텔라는 태어날 때부터 머리카락의 절반은 검은색, 나머지 절반은 흰색이었다.

그는 머리카락만큼이나 자신의 모든 것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았고,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지 못했다.

엄마와 함께 런던으로 왔지만, 엄마는 어느 저택의 화려한 파티장에서 사고로 숨지고, 어린 에스텔라는 그 사고가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을 품은 채 도망치다 거리에서 소매치기 소년 재스퍼와 호레이스를 만난다.

성인이 된 에스텔라(에마 스톤)는 뛰어난 패션 감각과 변장술을 이용해 두 친구와 런던 거리를 싹쓸이하다가 꿈에 그리던 리버티 백화점에서 일하게 된다.

옷감 대신 걸레를 손에 쥐고 바닥 청소만 하다 인내심에 한계를 느낄 때 즈음, 런던 패션계의 절대 권력자 남작 부인(에마 톰슨)의 눈에 띄어 그의 브랜드 디자이너로 입성한다.

직원들의 노력과 열정, 능력을 착취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남작 부인의 끔찍한 실체를 알게 된 에스텔라는 '크루엘라'로 변신해 남작 부인과 맞대결을 시작하며 위협적인 존재로 변해간다.

동화가 아닌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패션의 중심이었던 1970년대 런던의 독특한 에너지와 트렌드를 화려한 비주얼과 폭발적인 음악으로 담아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277벌의 의상과 240개의 특수 가발, 에스텔라 패거리의 은신처와 남작 부인의 거대한 패션 회사, 연회장, 백화점 등이 재현된 130개의 세트장을 만들어냈다.

'라라랜드'의 배우 지망생 미아역으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던 에마 스톤이 '크루엘라'로 새로운 대표 캐릭터를 갱신한 것은 분명하다.

전작 '아이, 토냐'로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이 연출했다.

마고 로비가 주연한 '아니, 토냐' 역시 경쟁자에게 폭력을 사주한 피겨 스케이팅 선수 토냐 하딩의 이야기로, 무엇이 그를 은반 위의 악녀로 만들었는지 들여다본 작품이었다.

영화 '크루엘라'는 26일 오후 5시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