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지도부가 뾰족한 부동산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내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뜨거운 감자'인 종합부동산세를 두고 미적거리는 사이 당내 노선 갈등 조짐까지 일면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당내 갈등에 野선공까지…부동산스텝 꼬이는 송영길호
민주당 내에서는 대체적 공감대가 형성된 재산세 감면안을 비롯해 당정 협의가 가능한 정책부터 확정·발표했어야 한다는 실기론도 제기된다.

부동산 민심이 들끓고 있는 만큼 정책 사안별로 속도감 있게 대응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부동산특위와 지도부가 너무 신중해 혼선만 일고 있다"며 "어차피 종부세는 당장 결론 안 날 텐데 그렇다면 재산세 감면안이라도 내놨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부동산 세제나 공급을 두고 막판 종합적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계별 대책 발표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 의원총회에서 중론을 모은 뒤 고위 당정 협의를 거쳐 5월 말~6월 초 정책을 공개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인사말에서 "우리는 집권여당이다.

야당이나 시민단체가 아니다"라며 "뭘 비판하고 지적할 순 있지만,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당당한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당 대표나 지도부가 찍어 누른다고 중요한 정책이 빨리 결정되는 게 아니다"라며 "송 대표가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강조하다 보니 혼란으로 비쳐 우려스럽지만 금세 걷힐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갈등에 野선공까지…부동산스텝 꼬이는 송영길호
부동산특위가 종부세 완화 문제를 좀처럼 매듭짓지 못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종부세 정책의 선수를 치고 나온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국민의힘은 종부세 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어떤 종부세 완화안을 내놓더라도 야당의 뒤를 따르는 모양새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내년에 치러질 대선에 지방선거까지 고려하면 집값이 급등한 서울의 부동산 민심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종부세가 부자 감세라는 접근은 구태의연한 사고"라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민심을 거꾸로 읽고 표 계산기를 두드리며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국민의힘에 돗자리만 깔아준 형국"이라며 "이제 부자 감세해봤자 국민의힘만 박수를 받게 됐다.

민주당 처지가 참 딱하다"고 비꼬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