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지만이와 처음 상대했는데 내가 잡기도 하고, 안타도 맞았다"며 "재밌는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8피안타 2실점으로 역투했다.
'짝수 이닝'마다 한국 팬들은 물론이고, 토론토와 탬파베이 팬들이 주목할만한 투타 대결도 펼쳐졌다.
동산고 선후배인 둘은 이날 처음으로 맞대결했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를 거친 뒤 2013년 미국 메이저리그로 건너오고, 최지만은 2010년 고교 졸업 후 미국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해 한국에서도 둘은 대결한 적이 없다.
올해와 지난해 류현진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탬파베이를 상대했지만, 최지만은 출전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4일에는 최지만이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류현진과 3차례 대결했다.
2회에는 류현진이 최지만을 2루 땅볼로 잡아냈다.
4회 2사 1루에서는 최지만이 류현진의 시속 127㎞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중간 담을 때리는 2루타를 쳤다.
이때 토론토 야수진이 홈을 향하던 브로소를 잡아내, 최지만이 타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6회 2사 1, 2루에서 다시 최지만을 만나 루킹 삼진을 잡으며 설욕했다.
둘의 맞대결 결과는 3타수 1안타 1삼진이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타자에게 내준 첫 장타였다.
류현진은 "한국 선수들끼리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하는 건 좋은 일이다"라며 "최지만도 좋은 타자가 됐고, 오늘 재밌는 경기를 했다"고 총평했다.
과거 추신수(2타수 무안타 1볼넷), 강정호(3타수 1안타), 황재균(2타수 무안타)과도 한국인 투타 대결을 했던 류현진은 "최지만을 상대할 때 다른 느낌은 없었다.
준비한 대로 승부했다"며 "(4회초) 실점을 막는 수비가 나온 것 빼고는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토론토는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킬 때까지 2-2로 팽팽하게 맞섰지만, 불펜 난조로 4-6 역전패했다.
류현진은 이날 7회에도 등판해 토론토 입단 후 최다인 공 107개를 던졌다.
그는 "(찰리 몬토요) 감독님은 6회까지만 던지라고 했지만, 내가 힘이 남았고 최근 불펜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서 '한 이닝 더 던질 수 있다'고 했다"며 "7회에는 3타자만 상대하기로 했다"고 자원 등판한 사연을 전했다.
몬토요 감독도 "6회가 끝난 뒤 류현진의 투구 수가 90개를 넘어 교체하고자 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더 던질 수 있다'고 말해 3타자를 더 상대하게 했다"며 "나는 이런 책임감 있는 투수를 정말 좋아한다"고 류현진을 칭찬했다.
류현진은 5월 1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투수 수 100개)에 이어 두 경기 연속 100개 이상의 공을 던졌다.
두 경기 연속 100구 이상 투구도 토론토 입단 후 처음이다.
류현진은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준비를 잘했다.
그 정도 투구 수 소화는 문제없다"며 "시즌 초 선발 투수들의 부상이 이어져서 중간 계투의 부담이 컸다.
선발 투수들이 공 100개로 6∼7이닝을 소화해야 한다"고 '선발 투수의 책임감'도 드러냈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은 13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과 19일 보스턴전에서 7이닝을 소화했다.
최근 2경기에서는 100개 이상을 던졌다"며 "류현진은 최고의 투수다"라고 고마워했다.
팀이 5연패에 빠지긴 했지만, 류현진은 팀 동료를 두둔했다.
그는 "투수와 야수 모두 상대와 싸우려고 열심히 준비한다.
몇 경기 더 치르면 분위기는 더 좋아질 것이다"라며 "다시 상승세를 탈 계기가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