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셀 CEO와 지속 교류…"물밑 협상 난항 때 물꼬 터"
박영선, '모더나 위탁생산' 성사 막후에 가교 역할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 계약이 성사되는 과정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막후에서 활약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미 백신기업 협력행사에서는 삼성바이오의 위탁생산 계약을 포함한 4건의 백신 관련 계약·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는 백신 원료를 인체에 투여할 수 있는 최종 형태로 만드는 완제 공정의 기술 도입에 곧바로 착수, 올 3분기부터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백신 수억 회 분량에 대한 바이알(유리병)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시작한다.

앞서 박 전 장관은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 1월 20일 방셀 CEO와 화상회의를 통해 국내 호흡기전염 질환 백신 생산공장 공동설립, 백신 연구개발(R&D) 공동투자 방안을 폭넓게 논의한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퇴임 이후 모더나 측의 물밑 협상이 난항을 겪을 때 방셀 CEO와 전화, 이메일, 화상회의로 교류를 이어오며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과의 백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돌파구이자 가교 역할을 했다.

박 전 장관과 방셀 CEO의 막후 대화에서는 R&D 센터와 공장 부지를 포함, 구체적인 협력 구상까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선, '모더나 위탁생산' 성사 막후에 가교 역할
방셀 CEO 측에서는 얼마 전 구체적인 방한 활동 계획까지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28일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방셀 CEO의 화상회의가 처음 성사된 배경에도 박 전 장관 측의 미국 내 네트워크가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박 전 장관이 내각에 있을 때 중기부가 백신 협력 업무를 주도적으로 했다"며 "그런 노력들이 더해져 이번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장관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칩거하며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