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끝내기' 장승현 "감독님 말씀이 머리에 박혀 있었다"
"백업으로 남을래?"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의 묵직한 메시지에 포수 장승현(27)이 화끈하게 화답했다.

장승현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앞선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결정적인 기회에서 맞은 마지막 타석은 달랐다.

장승현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롯데 3루수 김민수가 가까스로 공을 건져냈으나 송구에 실패했다.

그 사이 3루 주자 조수행이 홈을 밟아 경기를 끝냈다.

팀의 3연패를 끊어낸 장승현의 데뷔 첫 끝내기 안타.
경기 후에 만난 장승현은 김 감독의 따끔한 조언이 정신을 번쩍 차리게 만든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 한번은 '언제까지 백업으로만 남을 것이냐'고 말씀하셨다"며 "그 말을 듣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

그 말이 계속 머리에 박혀 있었다.

그래서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승현은 2018년 20경기, 2019년 35경기, 2020년 25경기 출전에 그쳤다.

양의지, 박세혁의 뒤를 받치는 백업 포수가 그의 역할이었다.

양의지가 2019년 NC 다이노스로 이적하자 주전 마스크는 박세혁의 몫이었다.

그러다 올해 박세혁이 사구에 맞아 안와골절상을 입고 이탈하면서 그에게 기회가 왔다.

장승현은 올 시즌 벌써 31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82에 1홈런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데뷔 8년 만에 생애 첫 홈런을 터트렸고, 이날은 생애 첫 끝내기 안타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그는 "박세혁 형이 돌아온 뒤에도 경기에 나갈지 모르지만, 뒤에서 잘 받쳐야 나중에라도 선발로 나갈 것 같다"며 "더 연습을 많이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장승현은 포수의 기본으로 상대 팀 타자가 아니라 자기 팀 투수들을 먼저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투수가 어떤 공을 자신 있게 던지는지 배운 시간이었다"며 "우리 투수를 모르는데, 상대 팀 타자와 상대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혁이 빠진 동안 많은 것을 배운 장승현은 자신이 백업 수준의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리고 박세혁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기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