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장마로 생산량 감소·日 오염수 방류로 사재기 겹쳐
상당수는 확보했지만 구매 미루던 농가들 뒤늦게 발동동

최근 소금값이 급등하고 품귀현상까지 보이면서 충북 괴산 절임배추 생산농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천일염 가격 3배 폭등…괴산 절임배추 생산농가 '비상'
21일 괴산군에 따르면 작년 이맘때 6천∼7천원하던 천일염 소비자 가격이 최근 1만7천∼2만원으로 3배가량 급등했다.

지난해 잦은 비로 생산량이 급감한 데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이 전해지자 천일염 사재기까지 나타나고 있어서다.

매년 절임배추 100만 상자(상자당 20㎏)를 생산하는 이 지역 농가에는 소금이 필수품이다.

한해 필요량은 10만포대(20㎏ 기준) 가량이다.

해마다 이들 농가에 신안 천일염을 공급해온 괴산시골절임배추 영농조합법인과 괴산농협은 지난달 1만2천∼1만3천원에 상당한 물량을 확보, 그나마 느긋한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농가는 급등한 가격에 구매를 미루다 최근 품귀현상까지 나타나자 애를 태우고 있다.

괴산시골절임배추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조합원들에게 물량을 주문받아 이달초 배송까지 마무리했다"며 "1만2천∼1만2천원에 3만4천포대(1포대 20㎏)를 확보했는데 작년보다 6천포대 가량 적은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보다 가격이 비싸다며 일부 농가가 구매를 미뤘다"며 "430여 조합원 농가 중 200여 농가만 주문했는데 농협에 주문하는 농가가 있을 걸 고려해도 적지 않은 농가가 아직 물량을 확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구매를 미루던 농가들이 소금값이 갈수록 오르자 뒤늦게 물량 확보가 가능한지 문의하고 있으나 이미 공급처에서도 더는 줄 물량이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괴산농협 관계자는 "1만3천원대에 6만포대를 확보, 조만간 조합원 농가의 주문을 받을 예정"이라며 "확보한 물량이 충분한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괴산군은 해마다 절임배추 생산 농가에 포대당 1천원을 지원했으나 올해 소금값이 급등하자 2천원으로 지원액을 늘렸다.

그러나 소금값이 오른 것에 비해 턱없이 적은 데다 올해 생산하는 절임배추 가격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 생산농가들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다.

괴산의 한 절임배추 생산농가는 "10년간 동결했던 절임배추 가격을 작년에 5천원 인상, 3만5천원에 판매했는데도 소비자들의 항의가 많았던 터라 올해 또다시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소금을 확보해놓은 농가는 그나마 다행인데 그렇지 못한 농가는 절임배추 생산 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