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남 한국마사회장 "부덕의 소치…더욱 자숙하겠다" 사과
김우남(66) 한국마사회장이 자신의 측근을 채용하려는 과정에서 직원에게 욕설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를 숙였다.

김우남 회장은 20일 경기도 과천시 한국마사회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99회 경마의 날' 행사에서 "최근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전적으로 저의 부덕의 소치임을 절감한다"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 앞서 "더욱 자숙하고 소통하고 배려하는 절제된 리더십으로 경영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3월 한국마사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지난달 자신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특채하라는 지시를 거부한 인사 담당자에게 폭언했다.

국민권익위와 농림축산식품부도 이 특채에 반대하자 결국 김 회장은 자신의 예전 보좌관을 비상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 감찰이 시작됐고, 지난주에는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이 김우남 회장을 처벌해달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청와대 감찰 결과 김 회장은 몇 명의 직원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 회장은 이날 맡은 소임은 무거운데 갈 길이 멀다는 뜻의 '임중이도원'(任重而道遠)이라는 고사성어를 언급하며 "저의 부덕함에 기인한 최근의 사태로 운신의 폭이 좁은 것은 사실이나 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는 신념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권한은 최대한 자제하며 행사하고, 의무와 책임은 무한대로 이행하며 마사회가 직면한 현실적 문제의 해결, 지속가능한 말산업 발전을 위해 임기가 허락하는 최후의 순간까지 신명을 바쳐 임무에 충실함으로써 저의 과오에 대해 속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폭언 논란이 불거진 이후 마사회 사내 게시판에 "부끄럽고 잘못된 언행으로 실망을 안겨드려 국민께 죄송하다"며 "상처받은 임직원들께도 사죄한다"는 글을 자필 서명과 함께 올린 바 있다.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우남 회장은 세화고와 제주대 출신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