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銅箔)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안정적인 동박 물량을 공급받기 위해 ‘동박 얼라이언스’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2차전지 핵심 부품인 동박을 제조하는 중국 더푸테크놀로지에 4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세부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동박은 머리카락 굵기 15분의 1 정도인 얇은 구리막이다. 배터리 음극재에 사용돼 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LG화학이 동박업체에 지분을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이 투자하는 더푸는 지난해 생산능력 기준 중국 3위의 동박 제조사다. 2차전지용 동박인 전지박과 전자제품 인쇄회로기판(PCB)용 동박을 생산한다. 연간 4만9000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7만8000t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더푸는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갖춘 데다 고품질의 동박 생산을 생산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이번 투자를 통해 배터리 소재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음극재 분야 신규 소재 사업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더푸와 동박사업에서 장기적 협력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어 다양한 전지박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더푸로부터 안정적인 동박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2차전지용 동박의 세계 수요는 올해 26만t에서 2025년 62만t으로 연평균 약 25%씩 성장할 전망이다.

남철 LG화학 첨단소재본부장(전무)은 “배터리 소재 사업 육성을 위해 성장 잠재력과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갖춘 더푸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