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는 해운운임…수출의존 높은 한국엔 '득보단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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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컨테이너 운임 4배·벌크선 운임 7배 급등…수출기업·선사 모두 '울상'
정부 대책 뒷받침한 선사는 HMM이 유일…"한진해운 파산 뼈아프다"
물동량이 증가하는 2분기를 맞아 컨테이너·벌크를 가리지 않고 해상 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국내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기업들은 선적 부족과 운임 급등이라는 '이중고'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운임 상승은 국내 선사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고객인 수출기업들의 아우성에 선사들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 주요 노선서 컨선 운임 사상 최고…BDI는 7배 폭등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SCFI는 이날 전주 대비 248.18포인트 오른 3천343.3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등했다.
금요일마다 새 지수를 발표하는 SCFI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해 초 작년 대비 3배 수준을 나타냈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 2천500~2천600선을 맴도는 조정세를 보였던 지수는 수에즈 운하 사고가 발생한 지난 3월 말부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인다.
문제는 이런 급등세가 국내 수출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주와 유럽을 넘어 전 노선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 항로 운임은 같은 날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5천438달러로, 전주 대비 무려 760달러나 치솟았다.
유럽에서 5천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주 동안 운임도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42달러나 뛰어오르며 7천378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사상 최고치다.
지중해 노선 운임도 1TEU당 517달러 오른 5천320달러로 최고치를 찍었다.
컨테이너선에 이어 벌크선 운임(발틱운임지수·BDI)도 고공행진 중이다.
벌크선은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을 실어나르는 선박을 말한다.
BDI는 지난달 말 11년 만에 3천 선을 돌파하더니 지난 11일 3천254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날 지수가 474였던 것을 고려하면 7배 가까이 폭등했다.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조정됐던 선복량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성수기인 2분기 물동량이 크게 증가해 운임 상승은 불가피해졌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주요 항만 정체 등 병목현상이 더해지면서 상승세가 커졌다는 해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크게 오른 운임이 비수기인 1분기에 조정돼야 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물동량이 줄지 않고, 수에즈 운하 사고까지 터지면서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오름세가 쉽사리 제어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수출강국' 한국엔 '양날의 검'…"지원할 배가 없다"
이러한 운임 상승은 한국엔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해운업계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수출기업에는 비용 증가라는 '폭탄'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2019년 기준 무역의존도가 63.5%에 달하고, 최근 수출이 최대폭으로 늘며 국내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운임 상승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동안 근근이 버텨오던 수출 중소기업들은 올해 2·3분기 운임 상승이 기정사실화하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중소기업들은 약정된 금액으로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대기업과 달리 운임 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되는 단기계약(스폿)을 주로 이용해 부담이 배로 커진다.
결국 운임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손해를 보고 납품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셈이다.
국내 선사들도 지난 1분기 이례적인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HMM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93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서둘러 1만3천TEU급 컨테이너선 12척 추가 발주를 준비하는 것도 이러한 상황 때문이다.
수출 물류 애로가 커지자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가 공동 참여하는 '수출입물류 비상대응 TF'를 발족해 미주와 유럽노선에 임시선박 투입계획을 밝혔지만 이러한 지원책을 실행할 대형 선사가 국내엔 HMM이 유일하다는 점도 문제다.
HMM은 최근 물동량 급증으로 컨테이너선 추가 확보가 불가능해지자 다목적선까지 끌어와 임시선박으로 활용 중이다.
이에 2016년 말 파산한 당시 국내 1위·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원책을 발표해도 지원에 투입될 배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면서 "지금과 같은 호황기에 한진해운 파산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부 대책 뒷받침한 선사는 HMM이 유일…"한진해운 파산 뼈아프다"
물동량이 증가하는 2분기를 맞아 컨테이너·벌크를 가리지 않고 해상 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국내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기업들은 선적 부족과 운임 급등이라는 '이중고'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운임 상승은 국내 선사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고객인 수출기업들의 아우성에 선사들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 주요 노선서 컨선 운임 사상 최고…BDI는 7배 폭등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SCFI는 이날 전주 대비 248.18포인트 오른 3천343.3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등했다.
금요일마다 새 지수를 발표하는 SCFI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해 초 작년 대비 3배 수준을 나타냈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 2천500~2천600선을 맴도는 조정세를 보였던 지수는 수에즈 운하 사고가 발생한 지난 3월 말부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인다.
문제는 이런 급등세가 국내 수출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주와 유럽을 넘어 전 노선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 항로 운임은 같은 날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5천438달러로, 전주 대비 무려 760달러나 치솟았다.
유럽에서 5천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주 동안 운임도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42달러나 뛰어오르며 7천378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사상 최고치다.
지중해 노선 운임도 1TEU당 517달러 오른 5천320달러로 최고치를 찍었다.
컨테이너선에 이어 벌크선 운임(발틱운임지수·BDI)도 고공행진 중이다.
벌크선은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을 실어나르는 선박을 말한다.
BDI는 지난달 말 11년 만에 3천 선을 돌파하더니 지난 11일 3천254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날 지수가 474였던 것을 고려하면 7배 가까이 폭등했다.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조정됐던 선복량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성수기인 2분기 물동량이 크게 증가해 운임 상승은 불가피해졌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주요 항만 정체 등 병목현상이 더해지면서 상승세가 커졌다는 해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크게 오른 운임이 비수기인 1분기에 조정돼야 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물동량이 줄지 않고, 수에즈 운하 사고까지 터지면서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오름세가 쉽사리 제어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수출강국' 한국엔 '양날의 검'…"지원할 배가 없다"
이러한 운임 상승은 한국엔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해운업계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수출기업에는 비용 증가라는 '폭탄'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2019년 기준 무역의존도가 63.5%에 달하고, 최근 수출이 최대폭으로 늘며 국내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운임 상승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동안 근근이 버텨오던 수출 중소기업들은 올해 2·3분기 운임 상승이 기정사실화하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중소기업들은 약정된 금액으로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대기업과 달리 운임 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되는 단기계약(스폿)을 주로 이용해 부담이 배로 커진다.
결국 운임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손해를 보고 납품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셈이다.
국내 선사들도 지난 1분기 이례적인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HMM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93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서둘러 1만3천TEU급 컨테이너선 12척 추가 발주를 준비하는 것도 이러한 상황 때문이다.
수출 물류 애로가 커지자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가 공동 참여하는 '수출입물류 비상대응 TF'를 발족해 미주와 유럽노선에 임시선박 투입계획을 밝혔지만 이러한 지원책을 실행할 대형 선사가 국내엔 HMM이 유일하다는 점도 문제다.
HMM은 최근 물동량 급증으로 컨테이너선 추가 확보가 불가능해지자 다목적선까지 끌어와 임시선박으로 활용 중이다.
이에 2016년 말 파산한 당시 국내 1위·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원책을 발표해도 지원에 투입될 배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면서 "지금과 같은 호황기에 한진해운 파산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