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에 항의서한 전달
5월 국회 보이콧도 검토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4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번 부적격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독단적인 임명 강행은 청와대의 각본과 감독하에 민주당이 배후로 등장해 실천에 옮긴 참사”라며 “문 대통령은 아무리 민심의 회초리를 맞아도 전혀 달라지지 않고, 오만과 독선 DNA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를 강행하자 청와대를 찾아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김 권한대행은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14년 동안 야당 반대에도 임명된 장관은 총 30명”이라며 “문 정부 4년간 무려 32명을 야당의 반대에도 임명하는 인사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강경 대여 투쟁의 일환으로 5월 국회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김 권한대행은 “정부·여당의 인사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해야 하지만, 민생 문제도 다급하다”며 “우선 대통령과 면담한 뒤 방향을 잡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당내 불만을 충분히 받아들인 결과라는 입장이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송영길 대표 체제가 출범하자마자 우리 의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했고, 그 결과 1명(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을 낙마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의혹으로 ‘여자 조국’이라는 핀잔을 들은 임 후보자가 아니라 박 후보자가 사퇴한 것을 두고서도 비판이 나왔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반듯하고 능력 있는 여성을 열심히 찾는 게 아니라, 능력과 자질이 모자라도 여자라 상관없다는 게 문재인식 페미니즘”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