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포 1천500발 vs 전투기 공습 350여차례
어린이 15명 포함 사망자만 60여명…ICC, 전쟁범죄 조사 착수
출구전략 없는 분쟁격화에 유엔총장 '자제' 촉구
이·팔 사흘째 무력충돌…민간인 수백명 사상·전쟁범죄 우려(종합3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대규모 무력충돌이 아무런 제동 없이 사흘째 계속됐다.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격화해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전쟁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 사흘간 로켓포 1천500발 vs 전투기 350차례 공습
12일(현지시간) AP·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부터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주요 시설 수십곳을 전투기로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휘부 주거지, 정보기관 본부, 무기 생산 시설, 무장 정파들의 군사 기지, 터널 등이 주요 목표라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전투기 공습으로 가자지구 내 고층 건물이 대다수 파괴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하마스 고위 지휘관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마스 측은 이날 낸 성명에서 "불굴의 용기와 저항 정신, 자부심을 가진 바셈 이사 지휘관이 순교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은 살해된 하마스 병사들이 하마스가 확인한 것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군 대변인 조너선 콘리쿠스 중령은 하마스의 운영진 10명, 무기 전문가 4명 등 최소 14명을 이날 죽였다며 무력충돌 사흘간 가자지구에서 살해한 이 같은 무장세력은 30명 정도라고 말했다.

AP 통신은 이스라엘이 사흘간 가자지구를 350여차례 공습했다며 지상군 침투를 대비해 3개 보병여단도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정전을 고려함에 앞서 완벽하고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대한 추가 공격을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하마스, 이슬라믹지하드 등 가자지구 무장조직은 이날 늦은 오후까지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로켓포 공격을 계속했다.

하마스는 이날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중부 도시 텔아비브에 로켓포 130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사흘간 가자지구로부터 발사된 로켓포는 1천500발이 넘는다고 이스라엘군은 집계했다.

이·팔 사흘째 무력충돌…민간인 수백명 사상·전쟁범죄 우려(종합3보)
◇ 민간인 사망사태 속출…국제사회 전쟁범죄 가능성 우려
이날 오전 이스라엘 도시 로드에서는 50대 아버지와 10대 딸이 로켓 포탄에 맞아 숨졌다.

이들은 이스라엘에 사는 아랍인들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P 통신은 2014년 50일간 지속됐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교전 이후 가장 심각한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5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14명은 어린이, 3명은 여성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는 약 320명으로 이 중 어린이는 86명, 여성은 39명이다.

이스라엘에서도 6세 어린이 1명을 포함해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스라엘군도 성명을 내고 오메르 타비브(21) 하사가 이날 오전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대전차 미사일에 맞아 숨졌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는 특히 하마스 등의 민간인 거주지 포격과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사망 소식에 경악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교전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ICC는 과거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혐의를 조사한 적이 있다.

이스라엘은 ICC 회원국이 아니고 ICC를 인정하지도 않지만 전쟁범죄 연루자가 체포될 가능성은 이론적으로는 존재한다.

이·팔 사흘째 무력충돌…민간인 수백명 사상·전쟁범죄 우려(종합3보)
◇ 국제사회, 전면전 우려 속 공격중단·자제 촉구만 되풀이
무력 충돌이 출구전략 없이 계속 격화하자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전면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송 채널12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광란을 멈춰달라"며 "우리는 지금 이성을 잃고 내전을 치르는 데 집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민간인 거주지를 겨냥한 가자지구의 무차별적 로켓 발사를 규탄하며 이스라엘에 극도의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두둔하면서 사태 진정을 위한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양측의 충돌이 곧 진정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이 자국을 수호할 적법한 권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의 가시적인 시발점은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에 진행되던 종교행사였다.

지난 7일 '권능의 밤'을 맞아 팔레스타인 주민 수만 명은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에서 종교의식을 치르던 중 일부가 반(反)이스라엘 시위를 벌였고, 이스라엘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양측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이후 이스라엘 도시 곳곳에서 확산했으며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700여명과 이스라엘 경찰 20여명이 다쳤다.

하마스는 알아크사 사원에서 이스라엘 경찰이 철수할 것을 요구하면서 10일 오후부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했으며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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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폭죽 터지듯…로켓포 수백 발, 아이언돔 위력에 속수무책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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