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사생활과 성 정체성을 무단 노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세희 장편소설 '항구의 사랑' 판매가 일시 중단됐다.

도서출판 민음사는 13일 입장문에서 "김세희 작가가 이 일이 해결될 때까지 '항구의 사랑' 판매를 일시 중단해 줄 것을 자진 요청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 '김세희와 18년 동안 친구'라고 소개한 A씨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김세희의 장편 '항구의 사랑'(민음사)에 등장하는 '인희'이자 'H'이며, 단편 '대답을 듣고 싶어'(계간 문학동네 여름호에 게재)에 등장하는 '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세희 소설가로 인해 아우팅(성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강제로 공개되는 것)을 포함한 3가지의 피해 사실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세희 측은 A씨의 주장을 모두 강하게 반박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들 소설 두 편의 서사는 모두 허구인 동시에 소설 속 인물들 역시 "현실에 기반했더라도 실존 인물이 아니다"라는 게 김세희의 입장이다.

민음사도 처음에는 A씨의 판매 중단 요청에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민음사는 이날 입장문에서 "여러 압박과 피해를 입어가는 상황에서도 민음사는 진실이 선명해질 때까지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근거 없이 책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에 준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문화와 문학이 서 있는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이후 이어진 추가 피해 폭로들은 이 사태에 대한 더욱 진지하고 심각한 검토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