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작가 "교황님 고향에 한국 가톨릭 알려 자랑스럽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이기도 한 가톨릭 국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성당에 한인 작가가 그린 한국 순교 성인과 복자들의 그림이 걸렸다.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하는 정진영 레지나(51) 작가는 2011년 작 유화 '103위 한국 순교 성인' 성화(180㎝x170㎝)와 2014년 작 '124위 한국 순교 복자' 성화(180㎝x160㎝)가 부에노스아이레스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에 영구 전시됐다고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1988년 아르헨티나에 이민한 정 작가는 1998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개인전 16회를 포함해 101회의 국내외 전시를 한 중견 작가다.
가톨릭 신자이기도 한 그는 고(故) 문학진 화백의 1977년작 '103위 한국 순교 복자' 성화를 지난 2010년 '103위 한국 순교 성인'으로 재구성해 그렸다.
김대건 신부를 비롯해 19세기 천주교 박해 시기의 순교자 103명은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 방한 당시 시성됐다.
이어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윤지충 바오로 등 124위 시복식을 집전했고, 이를 즈음해 정 작가도 124위 복자화를 완성했다.
이 두 작품은 앞서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루한의 주교좌 성당에 전시됐으며, 지난 2015년 아르헨티나 한인 문한림 주교가 성화로 축성했다.
이후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마리오 아우렐리오 폴리 추기경이 두 그림의 대성당 이전을 제안하면서 지난달 말 자리를 옮기게 됐다.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은 아르헨티나 대통령궁인 카사로사다 등이 있는 5월 광장 옆에 위치한 도심 명소다.
정 작가는 이날 연합뉴스에 "작가이자 신앙인으로서 너무 큰 영광이고 최고의 기쁨"이라며 "대성당의 고풍스러운 명작들과 나란히 작품이 걸렸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교황님의 고향인 아르헨티나에 한국 가톨릭을 알리는 기회가 돼서 자랑스럽다"며 대성당을 찾는 모든 관광객이 한국 가톨릭과 역사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