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사무총장, '백신 외교' 비판…투명한 협력 촉구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외교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른바 '백신 외교'를 비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취재진과 만나 "백신 외교는 협력이 아니다"라며 이 같은 지정학적 책략보다는 투명하고 깨끗한 협력만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가 백신이 절박한 국가에 자국산 백신을 대량으로 기부하는 대신 시장 접근권과 영향력 확대를 노린다는 의혹이 있다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경쟁을 통해서는 이 팬데믹을 이길 수 없다"면서 "자원이나 지정학적 이점을 위해 경쟁하려 하면 되레 바이러스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하위 소득 국가의 인구가 전 세계의 47%를 차지하지만, 백신 전체의 17%만 이들 국가에 돌아갔다면서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전 세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줄었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며 "지난해에도 많은 국가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감소해 공중 보건 정책을 너무 빨리 완화했다가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든 적이 있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대대적으로 백신 접종을 진행하는 일부 부유국은 일상생활로 점차 복귀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많은 국가에선 바이러스 확산세가 여전히 심각해 백신 불평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