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백신접종 덕에…납기일 맞추고 해외사업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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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여간 3천807건 신청…출장길 막혔던 기업인들 격리면제 등 수혜
#1.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인도네시아 공군에 항공기 엔진 관련 소프트웨어(SW)를 매년 납품하고 있다.
SW 설치·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박철규 부장은 매년 7∼8월 자카르타로 출장을 가야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지난해부터 발이 묶여버렸다.
계약 조건상 원격으로 납품 지원을 할 수도 없는 상황. 납기일인 6월 말 전까지 어떻게든 현지에 가야 해 발을 동동 구르던 박 부장은 지난 3월 기업인 대상 백신 우선접종을 시작한다는 정부 발표를 접했다.
제도 시행 첫날인 3월 17일 기업인 출입국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백신 접종을 신청한 박 부장은 4월 15일 1차 접종을 완료하며 '기업인 우선접종 1호' 주인공이 됐다.
이번주 중 2차 접종까지 마친 뒤 오는 23일부터 2주간 자카르타 출장을 다녀올 예정이다.
박 부장은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계약 건이라 문제가 생길까 봐 초조했고 현지 주재원들로부터 코로나 상황을 전달받을 때마다 걱정이 많았는데, 백신을 맞고 출장을 갈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2. 앙골라 숨베 지역에서 농업현대화 사업을 해온 중원엔지니어링은 당초 사업을 작년 8월까지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직원들을 앙골라 현장에서 철수시켜야 했다.
앙골라 정부는 예상치 못한 상황인 만큼 프로젝트 종료 기간을 올해 8월 말까지로 1년 연장했지만, 그 이상 계약 기간을 연장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회사 측은 앙골라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감수하고 코로나 감염의 부담을 안은 채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 측은 기업인 우선접종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신청했다.
그 결과 출장을 가야 하는 기술자 11명이 모두 1차 접종을 4월 말까지 완료했고, 이달 말까지 2차 접종도 하기로 했다.
앙골라 현장소장인 고진도 부장은 "신속하게 백신을 맞고 해외사업을 진행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며 "백신을 접종하면 출장 후 귀국했을 때 2주간의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것도 회사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3. 베트남 공장을 통해 의류 위탁생산을 하는 씨앤에이치컴퍼니는 작년부터 거래처로부터 품질 관련 항의를 받아야 했다.
원래 주기적으로 현지 공장을 직접 찾아 품질관리와 기술지도를 해왔으나 코로나로 인해 출장길이 막히는 바람에 품질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주요 거래처 한 곳이랑은 거래가 종결되기도 했다.
이 회사의 한상록 대표는 고민 끝에 기술지도사와 함께 기업인 백신 우선접종 신청을 했다.
지난달 22일 1차 접종을 마쳤고 곧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뒤 7∼8월 중 출장을 갈 예정이다.
한 대표는 "거래처와 이야기할 때마다 백신을 맞아 출장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그 효과로 기존 주문과 신규 거래처 주문이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지난 3월 17일부터 기업인 출입국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신청을 받는 기업인 백신 우선접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6일 기준으로 두 달여 간 총 3천807건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출장 국가 및 기간 등 자격 요건 1차 검증을 통과한 1천538건이 13개 소관부처로 전달됐다.
각 소관부처가 시급성과 국익에 미치는 영향 등을 기준으로 출국의 필요성을 판단해 우선 접종 여부를 결정하고 이를 질병관리청에 전달하면, 최종 승인을 거쳐 관할 보건소 또는 접종기관에서 신청자가 백신을 맞게 된다.
기업들은 한 번에 다수 인원을 신청할 수 있다.
한 대기업은 출장과 관련한 직원 30명을 대상으로 우선접종 신청을 했다고 한다.
특히 정부가 백신을 2차까지 모두 접종한 경우 출국 후 귀국했을 때 2주간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기로 하면서 우선접종 신청이 더욱 많아졌다.
종합지원센터 업무를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정홍곤 팀장은 "기업인에 대한 백신 우선접종을 실시한 것은 우리나라가 주요국 중 처음"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코로나 감염 우려가 덜어지는 데 더해 자가격리 면제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접종 수요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오는 11월까지 '집단 면역'을 형성한다는 목표를 정한 가운데 기업인 우선접종 혜택은 8∼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기존에 3개월 미만 단기 출장 위주였던 우선접종 대상 범위를 장기 출장자로까지 확대하는 등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더 많은 기업인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SW 설치·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박철규 부장은 매년 7∼8월 자카르타로 출장을 가야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지난해부터 발이 묶여버렸다.
계약 조건상 원격으로 납품 지원을 할 수도 없는 상황. 납기일인 6월 말 전까지 어떻게든 현지에 가야 해 발을 동동 구르던 박 부장은 지난 3월 기업인 대상 백신 우선접종을 시작한다는 정부 발표를 접했다.
제도 시행 첫날인 3월 17일 기업인 출입국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백신 접종을 신청한 박 부장은 4월 15일 1차 접종을 완료하며 '기업인 우선접종 1호' 주인공이 됐다.
이번주 중 2차 접종까지 마친 뒤 오는 23일부터 2주간 자카르타 출장을 다녀올 예정이다.
박 부장은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계약 건이라 문제가 생길까 봐 초조했고 현지 주재원들로부터 코로나 상황을 전달받을 때마다 걱정이 많았는데, 백신을 맞고 출장을 갈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2. 앙골라 숨베 지역에서 농업현대화 사업을 해온 중원엔지니어링은 당초 사업을 작년 8월까지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직원들을 앙골라 현장에서 철수시켜야 했다.
앙골라 정부는 예상치 못한 상황인 만큼 프로젝트 종료 기간을 올해 8월 말까지로 1년 연장했지만, 그 이상 계약 기간을 연장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회사 측은 앙골라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감수하고 코로나 감염의 부담을 안은 채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 측은 기업인 우선접종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신청했다.
그 결과 출장을 가야 하는 기술자 11명이 모두 1차 접종을 4월 말까지 완료했고, 이달 말까지 2차 접종도 하기로 했다.
앙골라 현장소장인 고진도 부장은 "신속하게 백신을 맞고 해외사업을 진행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며 "백신을 접종하면 출장 후 귀국했을 때 2주간의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것도 회사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3. 베트남 공장을 통해 의류 위탁생산을 하는 씨앤에이치컴퍼니는 작년부터 거래처로부터 품질 관련 항의를 받아야 했다.
원래 주기적으로 현지 공장을 직접 찾아 품질관리와 기술지도를 해왔으나 코로나로 인해 출장길이 막히는 바람에 품질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주요 거래처 한 곳이랑은 거래가 종결되기도 했다.
이 회사의 한상록 대표는 고민 끝에 기술지도사와 함께 기업인 백신 우선접종 신청을 했다.
지난달 22일 1차 접종을 마쳤고 곧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뒤 7∼8월 중 출장을 갈 예정이다.
한 대표는 "거래처와 이야기할 때마다 백신을 맞아 출장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그 효과로 기존 주문과 신규 거래처 주문이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지난 3월 17일부터 기업인 출입국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신청을 받는 기업인 백신 우선접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6일 기준으로 두 달여 간 총 3천807건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출장 국가 및 기간 등 자격 요건 1차 검증을 통과한 1천538건이 13개 소관부처로 전달됐다.
각 소관부처가 시급성과 국익에 미치는 영향 등을 기준으로 출국의 필요성을 판단해 우선 접종 여부를 결정하고 이를 질병관리청에 전달하면, 최종 승인을 거쳐 관할 보건소 또는 접종기관에서 신청자가 백신을 맞게 된다.
기업들은 한 번에 다수 인원을 신청할 수 있다.
한 대기업은 출장과 관련한 직원 30명을 대상으로 우선접종 신청을 했다고 한다.
특히 정부가 백신을 2차까지 모두 접종한 경우 출국 후 귀국했을 때 2주간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기로 하면서 우선접종 신청이 더욱 많아졌다.
종합지원센터 업무를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정홍곤 팀장은 "기업인에 대한 백신 우선접종을 실시한 것은 우리나라가 주요국 중 처음"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코로나 감염 우려가 덜어지는 데 더해 자가격리 면제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접종 수요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오는 11월까지 '집단 면역'을 형성한다는 목표를 정한 가운데 기업인 우선접종 혜택은 8∼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기존에 3개월 미만 단기 출장 위주였던 우선접종 대상 범위를 장기 출장자로까지 확대하는 등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더 많은 기업인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