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회복세에 따라 신용카드 부채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대형 카드사들의 카드잔액이 줄어들면서 이자 수입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카드사들이 카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발급 기준을 완화하는 등 손실 보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디스커버파이낸셜서비스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지불된 카드잔액이 2000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캐피털원파이낸셜도 올해 3월초 기준 카드잔액의 절반이 한달 만에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상점신용카드 발생사인 싱크로니파이낸셜은 고객들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평균 결제율보다 더 높은 결제율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이들 세 회사의 1분기 카드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17%, 7%씩 감소했다"고 전했다.

미국 개인신용정보업체 에퀴팩스 자료에 따르면 신용카드 총부채는 2020년 1월 9130억달러에서 올해 3월 7490억달러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팬데믹이 소비자 재정에 미친 효과가 뒤죽박죽이라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1년 전 대출기관들은 연체율이 급증해 대출자들이 생계를 위해 신용카드 발급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미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꺼내들고 실업수당을 확대하며 대출자들의 대출 지급 중단을 용이하게 하는 등 개입하면서 연체율 급증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WSJ는 "이제 미국인들이 신용카드 지출을 늘리더라도 그들은 계속해서 카드잔액을 지불하고 있다"면서 "이는 팬데믹 여파에도 불구하고 대출자들이 잘 버텨내고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드사들은 이런 추세가 장기적, 구조적으로 굳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리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