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유력주자라서 언급 않겠다", "공감 통해 시대정신 찾아야"
선거개입 논란될라 '신중'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기자들로부터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과 관련해 2개의 질문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문 대통령은 우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는데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한 뒤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당시 여권 내부에서는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에 대한 문 대통령의 경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문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지 한 달 반 뒤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문대통령, 대선과 거리두기…'윤석열' 질문에 언급 자제
이어 문 대통령은 '다음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과 시대정신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시대정신과 함께해야 하고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강물에도 표피에서 흐르는 포말 같은 민심이 있는 반면 강 바닥에서 도도하게 흐르는 민심의 방향이 있다"며 "그것이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옛날에는 개인적인 통찰력을 통해 시대정신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보다 공감을 통해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국민과의 소통과 공감을 강조했다.

자칫 선거 개입 등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거리두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남은 임기 1년간 차기 대권의 격랑에 휩싸이지 않고 국정과제 수행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또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정당 소속이라는 것과 선거를 엄정하게 중립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