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9일(현지시간) 부활 삼종기도 후 훈화에서 "예루살렘에서 진행 중인 사태를 각별한 우려 속에 주시하고 있다"며 "이곳이 폭력적인 충돌이 아닌 만남의 장소가 되길, 기도와 평화의 장소가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이 성스러운 도시의 다종교적 정체성과 다문화가 존중받도록, 그래서 '형제애'가 만개하도록 합의된 해결책을 찾아달라"고 당부하고서 "폭력은 폭력만 부른다.
이러한 충돌을 중단하자"는 호소를 덧붙였다.
최근 동예루살렘에서는 연일 이어진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항의 시위를 이스라엘 경찰이 강경 진압해 수백 명이 부상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말 이스라엘 당국이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을 맞아 많은 사람이 모이는 다마스쿠스 게이트 광장을 폐쇄하면서 촉발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동예루살렘 정착촌 건설 등을 둘러싼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간 오랜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서쪽벽을 포함한 동예루살렘을 점령했다.
그러나 유엔 등 국제사회는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 모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국제도시로 규정한다.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예루살렘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는다.
교황은 이날 훈화에서 2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아프가니스탄 차량 폭탄 테러를 '비인간적 만행'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서부의 한 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이 테러로 최소 55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자 대부분은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여학생들로 파악됐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무고한 민간인을 겨냥한 이번 공격의 주체로 탈레반을 지목했으나 탈레반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