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유령총' 규제 법안 공개…"경찰 추적 강화"

고유번호 표시 및 범죄경력증명서 제시 의무화

미국 정부가 부품을 사서 직접 제작하는 '유령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공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총기폭력을 '전염병'으로 규정하고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지 딱 한 달 만이다.

미국 법무부 산하 연방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은 7일 연방관보에 총기법 개정 제안 내용을 공개했다고 AP통신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개정안은 총기의 정의를 확대해 규제 범위를 넓혀 유령총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총기 정의에는 몸통과 총열 등 부품도 포함했다.

따라서 완성된 총기가 아닌 부품으로 구성된 유령총 키트도 총기법 규제 범위 안에 들어오게 되며, 총기 판매자는 유령총 키트에도 고유번호를 표시해야 하고 총기 구매자는 범죄경력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ATF에 따르면 2016∼2020년 경찰이 총기 관련 사건 325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압수한 유령총은 2만3천900정에 달한다.

유령총에 고유번호가 부여되면 경찰은 압수하지 못한 유령총도 용이하게 추적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제안 내용은 90일간 공개된다.

미국 국민은 여기에 코멘트를 남길 수 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범죄자처럼 총기 소지가 금지된 사람들이 법의 허술함을 이용해 경찰 추적을 피해갈 수 있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면서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의 권리를 보호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총기협회(NRA)는 "총기폭력을 해소하지는 못하고 지나친 규제로 총기업체들에 짐만 지우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NRA는 ATF 국장에 지명된 데이비드 칩맨이 총기규제 단체 '기퍼즈'에서 활동한 이력을 들어 "총기산업을 파괴하는 권한을 극단적인 총기 규제론자에게 주게 됐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