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도 '삼국지'…네이버·쿠팡 이을 e커머스 '촉나라'는? [박한신의 커머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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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는 ‘천하삼분지계’라는 책략이 나옵니다. 유비가 제갈량을 찾아가 가야할 길을 물었더니 “북쪽에는 조조가 있고 동쪽에는 손권이 있으니 파촉으로 가서 천하를 삼분하라”고 한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마땅한 본거지가 없던 유비는 제갈량의 말대로 촉으로 가 삼국시대를 엽니다.
유통업계에도 천하삼분지계가 있습니다. 각 업태별로 3강 구도가 형성된다는 겁니다. 백화점에는 신세계·현대·롯데 3사가 있습니다. 대형마트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가 있고, 편의점에는 CU·GS25·세븐일레븐이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선 “증명할 순 없지만 국내 시장 규모상 대형 3사가 경쟁하는 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이 구도가 소비자에게 가장 혜택이 많이 가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적으면 독과점이 되고, 더 많아도 규모의 경제를 일구기가 힘듭니다. 업체가 난립해 출혈경쟁을 하면 결국 서비스의 질이 낮아집니다. 대형 3사가 건강한 체력을 갖춘 상태로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게 적당하다는 얘깁니다. 현재 유통업계 최대 화두인 e커머스 시장은 아직 이런 구도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2강은 확실합니다. 네이버와 쿠팡. 네이버는 지난해 거래액 28조원으로 e커머스 시장 1위를 차지했습니다. 네이버라는 막강한 플랫폼 자체가 네이버 쇼핑의 경쟁력입니다. 쿠팡은 작년에 거래액 24조원 정도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3위가 약 20조원인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4위가 10조원 가량의 11번가입니다. 전통의 유통강자인 신세계·롯데, 소셜커머스 ‘출신’인 위메프·티몬이 그 뒤를 잇습니다.
업계에선 e커머스 시장도 삼분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는 만큼 4개사가 살아남을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3~4개 업체가 e커머스 시장을 나누게 된다면 남은 자리는 1~2자리입니다. 네이버와 쿠팡은 이미 시장의 강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했고, 나머지 자리를 놓고 신세계 롯데 11번가 등이 경쟁하는 그림입니다. 이들 3개 회사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베이코리아는 20조원의 거래액을 갖고 있는 e커머스 3위 회사입니다. 이 회사를 인수하면 단숨에 엄청난 규모의 e커머스 소비자와 셀러를 확보하게 됩니다. 오프라인 위주였던 신세계와 롯데는 온라인 기반을 확실히 갖출 수 있고, 상장을 준비하는 11번가 또한 몸값과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나머지 한 곳은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입니다. 오프라인 마트인 홈플러스에 온라인 쇼핑을 융합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보여집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회사들의 생각과 매각 측의 계산이 다른 것 같습니다. 쿠팡의 미국 상장 흥행으로 매각 측의 눈높이는 한층 더 올라갔습니다. 인수 후보자들로서는 너무 비싼 값에 인수했다가는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습니다. 5조원까지 거론되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겁니다. 그러나 인수 시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확대할 수 있다는 매력 또한 확실합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네 곳 모두 인수에 ‘진정성’을 갖고 있다고는 보는 분위기입니다. 이베이코리아가 워낙 몸집이 커 다른 곳에 빼앗길 경우 뒤져있는 e커머스 경쟁 구도에서 더욱 뒤처지게 된다는 점도 이들의 우려입니다.
e커머스 시장은 과연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처럼 ‘삼국시대’로 재편될까요. 그렇다면 ‘삼국지’를 위한 마지막 자리는 과연 누가 차지하게 될까요.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강력한 ‘아이템’인 이베이코리아는 누가 가져가게 될까요. 유통업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은 이달 말쯤 진행될 예정입니다.
박한신 기자
유통업계에도 천하삼분지계가 있습니다. 각 업태별로 3강 구도가 형성된다는 겁니다. 백화점에는 신세계·현대·롯데 3사가 있습니다. 대형마트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가 있고, 편의점에는 CU·GS25·세븐일레븐이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선 “증명할 순 없지만 국내 시장 규모상 대형 3사가 경쟁하는 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이 구도가 소비자에게 가장 혜택이 많이 가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적으면 독과점이 되고, 더 많아도 규모의 경제를 일구기가 힘듭니다. 업체가 난립해 출혈경쟁을 하면 결국 서비스의 질이 낮아집니다. 대형 3사가 건강한 체력을 갖춘 상태로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게 적당하다는 얘깁니다. 현재 유통업계 최대 화두인 e커머스 시장은 아직 이런 구도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2강은 확실합니다. 네이버와 쿠팡. 네이버는 지난해 거래액 28조원으로 e커머스 시장 1위를 차지했습니다. 네이버라는 막강한 플랫폼 자체가 네이버 쇼핑의 경쟁력입니다. 쿠팡은 작년에 거래액 24조원 정도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3위가 약 20조원인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4위가 10조원 가량의 11번가입니다. 전통의 유통강자인 신세계·롯데, 소셜커머스 ‘출신’인 위메프·티몬이 그 뒤를 잇습니다.
업계에선 e커머스 시장도 삼분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는 만큼 4개사가 살아남을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3~4개 업체가 e커머스 시장을 나누게 된다면 남은 자리는 1~2자리입니다. 네이버와 쿠팡은 이미 시장의 강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했고, 나머지 자리를 놓고 신세계 롯데 11번가 등이 경쟁하는 그림입니다. 이들 3개 회사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베이코리아는 20조원의 거래액을 갖고 있는 e커머스 3위 회사입니다. 이 회사를 인수하면 단숨에 엄청난 규모의 e커머스 소비자와 셀러를 확보하게 됩니다. 오프라인 위주였던 신세계와 롯데는 온라인 기반을 확실히 갖출 수 있고, 상장을 준비하는 11번가 또한 몸값과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나머지 한 곳은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입니다. 오프라인 마트인 홈플러스에 온라인 쇼핑을 융합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보여집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회사들의 생각과 매각 측의 계산이 다른 것 같습니다. 쿠팡의 미국 상장 흥행으로 매각 측의 눈높이는 한층 더 올라갔습니다. 인수 후보자들로서는 너무 비싼 값에 인수했다가는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습니다. 5조원까지 거론되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겁니다. 그러나 인수 시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확대할 수 있다는 매력 또한 확실합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네 곳 모두 인수에 ‘진정성’을 갖고 있다고는 보는 분위기입니다. 이베이코리아가 워낙 몸집이 커 다른 곳에 빼앗길 경우 뒤져있는 e커머스 경쟁 구도에서 더욱 뒤처지게 된다는 점도 이들의 우려입니다.
e커머스 시장은 과연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처럼 ‘삼국시대’로 재편될까요. 그렇다면 ‘삼국지’를 위한 마지막 자리는 과연 누가 차지하게 될까요.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강력한 ‘아이템’인 이베이코리아는 누가 가져가게 될까요. 유통업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은 이달 말쯤 진행될 예정입니다.
박한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