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철학자 장폴 샤르트르는 “사람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분명하고 확실하게 이야기했다. 즉 실존은 본질에 앞서며 삶이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고 말한다.

삶이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고 선택하여 만들어가는 것으로 사람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처한 현실 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심하며 선택하면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나의 생각에 샤르트르의 말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늘의 시각에서 보면 약간 보완해야 할 것이 있다. 일단 사람은 지능이나 판단체게, 가치관등은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다. 좋은 암기력을 가진 사람은 영어를 잘하고 공부를 잘해서 사회에서 높은 위치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중에도 잘못된 판단으로 높은 곳에 못 가는 사람도 있지만, 태어날 때부터 사회적으로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도 많다.

다만, 철학적으로 행복한 생을 산다는 것이 목표가 된다면 샤르트르의 말에 동감한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사회라는 조직의 체계와 장벽을 고려하면 약간은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처럼, 뛰어난 암기력도 갖지 못하고 멋진 추리력과 꼼꼼한 관찰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확실히 알 수 있다. 노력한다고 암기력이 좋아지지 않고, 추리력과 관찰력도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내가 무엇을 잘하는 지를 찾아야 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나의 삶을 꾸려가야 했다.

그래서 나는 샤르트르의 말을 다음처럼 바꾸고 싶다. “사람은 각각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며 이것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진출하면 성공적인 사회인이 되고 멋진 인생을 만들 수 있다.” 즉, 삶이란 나에게 주어진 무기를 잘 다듬고 활용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과정이다. 당연히 나에게 주어진 무기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창피하게도 나는 50이 넘어서야 나의 무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조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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