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모델 보유국 9곳뿐…영국통합모델 대비 진로 예측 다소 떨어져"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1주년…"폭염·태풍강도 예측 '우수'"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만든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Korean Integrated Model)이 운영 1주년을 맞았다.

기상청은 6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어 "기상기술 자립과 우리나라 지형·기후 특성에 맞는 자체적인 수치예보 기술 보유를 위해 2011년부터 9년간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을 개발했다"며 "지난해 4월 28일부터 날씨 예보를 생산하는 데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을 활용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치예보모델은 일기예보를 위해서 대기의 상태와 움직임을 슈퍼컴퓨터로 계산해 미래 날씨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다.

한국형 모델을 개발하기 이전에는 세계 2위의 영국통합모델(UM)을 사용했지만, 한반도의 지형적 특성과 동아시아 기후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우리나라는 기상·기후 환경 변화를 우리나라 특성에 맞게 반영할 수 있는 자체 모델을 개발했으며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각 수정·보완하면서 꾸준히 개선해왔다.

전 세계에서 자체 수치예보모델을 보유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독일, 러시아, 미국, 영국, 일본, 중국, 캐나다, 프랑스 등 9개국이다.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1주년…"폭염·태풍강도 예측 '우수'"
우리나라는 지난해 4월부터 한국형 모델을 영국통합모델과 병행해 날씨예보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형 모델은 하루 4번 중단 없이 운영되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날씨와 관측 자료가 부족한 바다, 산악, 대기 상공도 예측할 수 있다.

한국형 모델의 예측 성능을 영국통합모델과 비교해보면 태풍의 경우 진로 예측은 다소 떨어졌으나 강도 예측은 우수했다.

지난해 여름 한반도에 영향을 줬던 3개 태풍(제8∼10호)의 경우 진로 오차는 한국 110∼180㎞로, 영국의 110∼150㎞보다 컸다.

강도 오차는 한국 4hPa 이내로 영국의 16∼20hPa보다 작았다.

폭염에 있어서 30도 이상 고온에 대한 예측도는 영국보다 높았다.

장마 기간 평균적인 강수 예측 정확도는 12시간 누적 강수량 기준 정확도 한국 0.6 대 영국 0.68, 맞힘율 한국 0.84 대 영국 0.80으로 비슷했다.

기상청은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예보 현장에 적용한 경험을 살려 2023년까지 자체 모델 보유국 중 상위권 성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측 자료를 계속 추가해 활용하고 수치모델의 강수 과정과 지면-대기 상호작용 등을 개선해 예측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예보관과 함께 모델의 특성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해 예보 현장에 더욱 적합한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오는 6월 이후부터는 현재보다 약 8배 빠른 슈퍼컴퓨터 5호기를 본격적으로 가동 예정이어서 한국형 모델을 이용한 다양한 시험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성능 향상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국지적 위험기상 현상과 전 지구적 이상기상 현상까지 동시에 예측할 수 있는 차세대 수치예보모델를 개발하기 위한 사업에도 들어갔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을 통해 기상기술 자립과 기상선진국 진입, 기상 분야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도약이라는 꿈을 이뤄가고 있다"며 "우리 기술로 만든 수치예보모델을 이용한 고품질의 기상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 안전을 확보하고 생활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