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연에 집중력 유지하려 노력…대타 교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어"
길었던 4회…김광현을 가장 괴롭힌 건 "햇빛 방해"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예기치 않은 경기 지연과 조기 교체에도 "괜찮다", "신경 쓰지 않았다"며 개의치 않았다.

다만 '햇빛' 방해가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김광현은 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잘 던졌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김광현은 무척 어수선한 4회초를 보냈다.

세인트루이스 코치의 마운드 방문 문제를 두고 양측 더그아웃이 심판과 논의하느라 긴 시간이 흘렀다.

통역이 마운드에 올라 김광현과 포수 앤드루 키즈너의 대화를 도운 뒤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두 번째 방문'으로 볼지를 두고 논쟁이 오갔다.

이후 부상 지연과 비디오판독 등 여러 상황이 발생해 김광현은 마운드에서 오래 기다려야 했다.

그 과정에서 김광현은 무사 만루에 몰렸지만 1점으로 잘 막았다.

김광현은 2-1로 앞선 4회말 1사 1, 3루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됐다.

팀은 4-1로 이겼지만 김광현은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길었던 4회…김광현을 가장 괴롭힌 건 "햇빛 방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광현은 "(한국에서) 한 이닝에 비디오판독이 두 번 나온 적은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은 그런 상황이 겹치고 볼넷도 나와서 이닝이 길어졌다.

비로 경기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집중력이 조금 떨어져서 '집중하자'고 계속 되뇌었다"고 다사다난했던 4회초를 돌아왔다.

김광현은 4회에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고전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국에서는 구장마다 해가 지는 위치를 잘 생각하면서 던졌다.

오늘 4회가 오후 5시쯤 시작했는데 포수 위치에서 햇빛이 들어오고 반사가 심하게 일어나서 선두타자 볼넷을 주고 제구가 많이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연히 그 이닝이 길어지면서 해가 확 졌다.

그다음부터는 나아졌다"며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져 이닝이 지연된 것이 도움이 되기도 했다고 웃었다.

김광현은 "오후 5시에 경기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겠지만, 다음부터는 이런 점을 생각하며 모자를 깊게 눌러 쓰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그는 포수 키즈너도 햇빛이 시야를 가리고 있어서 시간을 끌어주기 위해 마운드를 방문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4회말 타석에서 교체된 상황을 떠올리면서는 "교체 이유에 대해 들은 것은 없다"며 "당황은 했지만, 팀이 이겼으니 조금 아쉬워도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또 "4회초에 많이 던져서 바꾼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김광현은 "많은 이닝을 소화했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힘이 남아 있었는데…"라면서도 "7이닝 더블헤더의 1차전이어서 오늘 제 목표는 짧게 던져도 이기자는 것이었다.

위기 상황에서 점수를 적게 준 것은 만족한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김광현은 "선수 교체는 감독의 권한"이라며 "9이닝 경기였거나 더블헤더 2차전이었더라면 달라졌을지 모르지만, 감독이 알맞은 지시를 했고 선수는 따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금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팀이 이겼다"며 "다음 경기에는 적은 투구 수로 많은 이닝 소화하는 피칭을 해야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아쉬운 부분'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지금 분위기가 안 좋은 것 같은데, 게임을 이겨서 기분 나쁘지 않고 좋은 상태다"라며 "아쉽다는 부정적인 질문이 많은 것 같아서 아쉽다"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