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겐코리아 제공
사진=아이겐코리아 제공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할리스 드라이브스루(drive thru·DT) 매장. 등록된 소비자의 차량 번호가 인식되자 모니터엔 소비자가 평소 찾던 음료와 할리스가 추천하는 메뉴가 동시에 뜬다. 현재 온도와 습도, 국내외 다양한 이벤트를 고려해 할리스가 엄선한 '오늘의 커피'다. 날씨가 더울때나 비가 올때 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아아)를 찾는 손님이라면 그에 맞춰 AI가 먼저 추천해주는 식이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전문 업체 아이겐코리아가 커피 전문점 할리스를 운영하는 케이지할리스에프앤비와 손을 잡았다. 아이겐코리아의 강점인 초(超)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할리스의 오프라인 매장에 접목시키기 위해서다.

할리스는 상대적으로 주문 시간이 짧은 DT 매장에 소비자의 주문 이력과 다양한 생활 변수를 감안한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른바 '커피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큐레이터(curator)가 좋은 작품과 정보를 고르는 데 착안했다. 소비자들이 매번 동일한 음료가 아닌 할리스가 큐레이션한 커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이겐코리아의 기술력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아이겐코리아는 개별 소비자의 상품 구매 이력과 취향 등을 반영해 가장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주는 AI 기반의 마케팅 업무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아이겐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메뉴를 선정할 때마다 하는 고민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며 "평소 선호하는 제품과 상황에 맞는 가장 적절한 제품을 함께 제시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즐거움을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진=할리스 제공
사진=할리스 제공
아이겐코리아는 전국 15개 할리스 DT 매장에 이같은 '커피 큐레이션'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장 직원의 접객이 쉽지 않은 DT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새로운 메뉴를 추천하거나 기존 주문 내역을 반영한 연계 제품을 제안할 예정이다. 아이겐코리아는 각종 분야에서 큐레이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커지자 일찌감치 대기업들의 온라인 플랫폼 이외에도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 전환에 주력해왔다.

실제 할리스는 기존 할리스커피라는 브랜드와 로고에서 '커피'를 떼고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재정비하고 있다. 국내 커피 시장에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커피 전문점들은 매장이나 메뉴, 경험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찾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추세라 비(非)대면 서비스나 온라인 이용 측면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할리스는 앞으로 '커피 큐레이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오프라인 매장의 키오스크(무인 단말기)와 배달 서비스에도 적용할 지를 검토할 방침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