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베이시티 관련 직권남용 혐의 조사…담당 공무원들 계좌추적
박 전 청장 "사실 무근…조사 때 충분히 소명"
전봉민 의혹 진정서 접수 경찰, 박극제 전 서구청장 소환조사
초고층 아파트 사업 특혜 의혹 등 전봉민 의원 일가 비위 의혹을 조사하는 경찰이 부산 서구청 박극제 전 구청장과 담당 공무원들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경찰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반부패수사부는 최근 박 전 구청장(현 공동어시장 대표)을 2차례 소환 조사했다.

박 전 구청장 외에도 전 의원 일가가 진행한 아파트 사업 인허가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 2명도 불러 조사하고 계좌추적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혐의 확인을 위해 박 전 구청장과 해당 공무원을 대질 신문하기도 했다.

박 전 구청장은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앞에 있는 69층짜리 아파트인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사업 개발 범위 선정 과정에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 전 구청장 혐의를 직권남용에 두고 있다.

박 전 청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경찰 조사에서 충분히 소명했다는 입장이다.

박 전 청장은 "경찰이 내게 두는 혐의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경찰에 빨리 조사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개발 규모나 범위 산정 때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어떠한 내용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전 의원 일가 비위 혐의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 전 청장 등을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언론과 시민단체를 통해 전 국회의원 일가가 운영하는 아이제이동수가 시행사로 참여한 이진베이시티 사업 전반에 걸쳐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이진베이시티는 송도해수욕장 앞 옛 한진 매립지에 69층짜리 주상복합 3개동(1천368세대) 아파트와 4성급 호텔을 같이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진베이시티는 주거 비율을 기존 50%에서 80%로 상향하는 지구단위 계획의 변경이 이뤄져 논란이 됐다.

주거 비율 상향을 조정하는 부산시 공동위원회에는 전 의원과 사돈 관계에 있는 부산시 전 공무원이 민간 위원 자격으로 포함돼 있었던 사실도 확인돼 의혹을 부추겼다.

올해 초에는 이런 의혹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전 의원 아버지 전광수 이진종합건설 회장이 금품 제공 의사를 알리며 취재를 무마하려 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전 의원은 이 사건 때문에 국민의힘을 탈당, 무소속 신분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