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의 안보 기구 수장들, 공동브리핑 열고 밝혀

옛 소련권 중앙아시아 국가들인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이 분쟁지역에서의 적대행위를 완전히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2일 타스·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양국의 안보 기구 수장들은 키르기스스탄에서 회담을 가진 뒤 공동 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캄치베크 타시예프 키르기스스탄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은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완전한 휴전과 병력 철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이무민 야티모프 타지키스탄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역시 "(양국의) 국경 지역에서 발생했던 비극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국가의 정상들도 이날 전화 통화를 통해 추가 조치를 논의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양국은 지난 29일 국경에서의 수자원 분배를 둘러싸고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가 외무장관 회담 등을 통해 휴전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산발적 교전이 이어지면서 긴장은 계속됐다.

심지어 지난 1일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서는 타지키스탄과 싸우겠다며 무기를 건네달라고 요구하는 군중들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양국과 모두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두 국가의 외무장관들과 전화 통화를 해 휴전협정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모두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국가들의 안보 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이다.

하지만 옛 소련에서 독립한 뒤 980km에 달하는 양국 국경 가운데 580km만 확정되고, 나머지 400km 구간의 영유권이 정해지지 않아 수시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무력 충돌도 키르기스 남서부 바트켄주와 타지키스탄 북서부 수그드주 접경지대의 이스파라 강 상류 저수시설 물 분배 문제를 놓고 촉발됐다.

해당 지역은 양국이 모두 자국 영토로 주장하는 분쟁 지역이다.

교전으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했다.

키르기스스탄 보건부는 군인과 민간이 34명이 숨졌고, 13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타지키스탄은 공식적으로 사상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로이터는 타지키스탄의 지방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군인 등 1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타스는 분쟁지역에 있는 수십 개의 건물이 불에 타거나 파괴됐고, 거의 2만7천 명의 민간인들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