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개 일자리 만들거라더니 150개 그쳐
대만계 미국인..1위 달리지만 격차 좁혀져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시간) 양 후보에 대해 집중 검증하는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신문에 따르면 양 후보는 2011년 자신이 설립한 사회단체 ‘벤처 포 아메리카’를 통해 수천만달러를 모금했다. 각 도시의 대학 졸업자 창업을 도와 질 좋은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양 후보를 ‘변화의 챔피언’으로 부르며 물심양면 지원했다.
당시 모금에 동참했던 기업은 UBS 바클레이스 자포스(온라인 신발 판매업체) 등 다수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벤처 포 아메리카 지원을 받아 창업에 성공한 이는 극소수에 그쳤다. 이 단체를 통해 발생한 일자리는 지금까지 약 150개뿐이다.
벤처 포 아메리카의 예산은 이미 고갈 상태다. 2017년 양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당시 이 단체는 모금액보다 260만달러를 더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창업 지원 활동 때도 당초 약속과 달리 흑인 등 유색인종을 우대하는 데 실패했다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이 단체에서 작년까지 일했던 크리스 랜다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양 후보는 멋진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이에 대해 얘기하는 걸 좋아하지만 세세하게 챙기려고 하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양 후보를 알고 있는 50여 명을 인터뷰했다. 이 중 상당수가 호평했으나 24명은 “창업 프로그램이 잘못됐고 효과적이지도 않았다”고 밝혔다고 했다.
뉴욕시장이 되기 위해선 도시 경영 역량과 비전 구현 능력이 중요한데, 양 후보는 이런 점에서 부족하다는 게 신문의 냉정한 평가다. 뉴욕시 예산은 한해 900억달러 규모이며, 직원 수만 해도 30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대만계인 양 후보는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1999년 컬럼비아 법대에서 변호사 자격을 땄다. 뉴욕에서 5개월간 기업 변호사로 일하기도 했다. 이후 자선 및 사회단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2011년엔 12만1000달러의 투자금으로 벤처 포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양 후보는 빌 더블라지오 현 뉴욕시장이 3선 제한 규정에 막혀 재출마를 할 수 없게 되자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뉴욕시는 민주당의 대표적인 텃밭이기 때문에 다음달 경선에서 민주당 시장 후보로 선출되면 실제 시장으로 당선될 확률이 매우 높다.
양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려왔다. 뉴욕의 교육 관련 단체인 스튜던츠퍼스트NY가 공개한 최근 조사 결과 양 후보는 22%로, 지지율 1위 자리를 지켰다. 뉴욕 내 민주당원 155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다.
2위인 에릭 애덤스 브루클린 구청장(17%)과의 격차는 5%포인트에 달했다. 3위는 11%의 지지율을 기록한 스콧 스트링어 뉴욕시 감사관이었다.
양 후보가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직후였던 올해 2월 28%의 지지율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3위와의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는 분석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