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는 신용카드나 계좌번호 같은 결제정보를 모바일 기기 등에 미리 등록하면 간단한 비밀번호 입력이나 지문인식만으로 결제할 수 있게 한 방식이다.
2일 한국은행의 '2020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간편결제 이용 건수는 2016년 210만건에서 지난해에 1천454만건으로 급증했다.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같은 기간 645억원에서 4천49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간편결제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도 자체 간편결제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멤버스는 지난달 롯데그룹의 통합멤버십 서비스인 엘포인트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하면서 롯데그룹의 간편결제인 '엘페이' 기능을 탑재했다.
이전까지 엘페이 가입자는 500만명 수준이었지만 앱 개편으로 4천만명 규모인 엘포인트 회원이 별도 가입 없이 엘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롯데멤버스는 5월 한 달간 롯데 유통계열사 10곳에서 엘페이를 사용하면 추가 할인과 포인트 추가 적립 등을 해주는 대규모 마케팅을 벌이면서 엘페이 알리기에 나섰다.
7월 GS홈쇼핑과 통합을 앞둔 GS리테일은 디지털커머스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GS페이'라는 이름의 계열사 전용 간편결제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통합에 맞춰 GS25와 GS수퍼마켓, 랄라블라 등 GS리테일의 소매 사업장과 GS홈쇼핑에 적용하고 이후 GS칼텍스 등 GS그룹사로 사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랜드그룹은 6월 'E페이'라는 이름의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H.포인트 페이'라는 이름을 상표권 등록하면서 사업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미 유통업계에서는 상당 부분 자체 간편결제시스템이 자리를 잡았다.
쿠팡은 지난해 4월 간편결제 서비스인 쿠페이를 담당하는 핀테크 사업 부분을 분사해 자회사 '쿠팡페이'를 설립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6월 신세계그룹의 간편결제서비스 'SSG페이' 사업을 신세계아이앤씨에서 넘겨받으며 이커머스 강화에 나섰다.
이밖에 11번가는 'SK페이'를, 이베이코리아(G마켓과 옥션, G9)는 '스마일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유통사들이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단기적으로는 편의 증대를 통한 고객 락인(lock-in. 묶어두기) 효과 때문이다.
결제 최종 단계에서 번거롭게 카드 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돼 고객으로서는 그만큼 쉽게 결제가 가능하다.
또 대부분 유통사가 자체 간편결제를 이용할 경우 추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 적립률을 높여주고 할인이나 추가 적립 등의 혜택을 준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결제대행(PG) 업체 등에 주는 수수료를 절감해 마케팅 비용 등에 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는 간편결제시스템을 통해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이나 빅데이터 컨설팅 사업 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현황·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적합한 금융상품 등을 추천하는 등 자산·신용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실제 엘페이를 운영하는 롯데멤버스는 공식적으로 '데이터 서비스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그룹이나 계열사 간 사용에서 벗어나 외부 업체로도 사용처를 넓히는 데 성공한 몇몇 자체결제시스템으로 시장이 정리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