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과 기준선 올려야 해결되지만 반발 여론도 '상당' 주택분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사람이 곧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수년간 예기치 못한 집값 급등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종부세 부과 기준을 높여 과세 대상을 줄이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부동산 정책의 후퇴로 해석될 수 있어 반발도 상당하다.
새 여당 지도부가 들어서는 이번 주부터 관련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 종부세 대상 2019년 52만→곧 100만명
2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주택분 종부세 납부자가 곧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내년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불과 3년 만에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주택분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2019년 52만명에서 2020년 66만7천명으로 15만명 가까이 늘었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19.05%로 작년(5.98%)의 3배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과세 대상자 증가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전국의 아파트 중 약 3.8%가 올해 종부세 부과 기준선인 공시가 9억원 이상이다.
서울 아파트는 여섯 채 중 한 채꼴이다.
최근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11억원을 넘어서는 등 가격 상승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아 정부 안팎에선 내년에 주택분 종부세 과세 대상이 100만명을 넘는 것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 종부세에 떠나는 지지자 vs 완화에 반발하는 지지자
당초 상위 1%에 대한 부유세 성격으로 설계된 종부세 부과 대상이 4배 가까이로 늘어나면서 현 정권에는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강력한 반대 여론이 형성된 것도 종부세를 새로 내게 된 계층, 조만간 종부세를 내야 하는 계층과 연동시켜 보는 시각이 상당하다.
예상치 못한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당장 현실화한 소득은 없는데 보유세가 급등하자 현 정권을 등지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이런 과세 반발 계층이 급속도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여당 내에서 종부세 완화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결국 이런 맥락이다.
이에 종부세 완화 움직임 나오자 이번에는 기존 지지층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여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경고 메시지까지 나오는 국면이다.
결국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현 상황처럼 종부세 부과 대상이 늘어나면 세금 때문에 여당을 등지는 사람은 점차 늘게 된다.
그렇다고 세 부담을 줄여주면 기존 지지층이 이탈하는 부담이 있다.
◇ 기준선 인상이 해결책이지만 이해관계 복잡
여당 주류의 반대에도 종부세 부과 기준을 기존 공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자는 제안을 가볍게 보지 못하는 것은 주택 가격 급등으로 종부세 부과 대상이 확대되는 상황을 해소하는 가장 기본적인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기준선은 그대로 두는 대신 1주택 장기 실거주자에게 공제율을 상향하는 접근법도 있지만 이를 통해 과세 대상을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택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종부세 부과 기준 완화 여부와 관련해 "열고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기준이 세워진 지) 12년이 흘렀는데, 주택가가 최저 20%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준이) 유지되는 데 대한 문제 제기는 받아들인다"고 했고, 세수 증대 목적으로 부동산 세제를 설계한 것이 아니란 취지의 발언도 했다.
종부세 부과 기준 상향에 대해 열려 있다는 의미다.
사회 여러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여당은 의원별로 이해관계가 제각각이다.
다만 이날 여당 지도부가 선출되는 만큼 부동산 정책 수정·보완을 둘러싼 논의도 좀 더 질서 있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나 재산세 부담 완화와 같은 이슈와 달리 종부세는 야당이나 여론에 떠밀리지 않는 한 여당이 주도적으로 완화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